이·팔 전쟁 발발 뒤 첫 금융시장 ‘출렁’
여전한 위기 불씨
주가 오전 강세 뒤 상승폭 반납
코스닥 7개월 만에 800선 깨져
미 연준 금리 동결 시사로 진정
확전 우려 속 커지는 불확실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갈등이 불거진 뒤 처음 열린 국내 금융시장이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코스피도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약 7개월 만에 800선을 내줬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6.15포인트(0.26%) 내린 2402.58로 마감해 2400선을 지켰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1.5%가량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760억원, 20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587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난달 18일부터 12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졌다. 장 초반 강세를 보였던 대형 반도체주들의 상승 동력이 떨어지고 시가총액 상위 2차전지주들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39포인트(2.62%) 떨어진 795.0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 800선이 무너진 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 3월17일(797.3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위축된 상황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2차전지, 엔터주 등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가 하락했다”면서 “134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하락폭을 일부 줄였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4원 내린 달러당 1349.5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에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한 원·달러 환율은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소폭 하락 마감했다.
현재로서는 금융권이 제한적 수준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긴축 불안감을 일부 덜어낸 것도 시장안정에 도움이 됐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9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최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경제에 잠재적인 추가 제약이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 선에 다가가며 급등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무력 갈등 사태의 확전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아직까지 사태 초기로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관계기관 공조하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별 대응계획을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이윤주·이호준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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