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안 소나무 군락지 ‘재선충병’ 비상
군부대 시설 있어 방제 난항
경북 포항 해안가 일대 소나무 군락지에서 재선충병이 확산해 산림청 등 관계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포항시는 남구 구룡포와 호미곶을 잇는 해안가 소나무 군락지 약 2만1000㏊에서 소나무 약 20만그루가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0일 밝혔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단기간에 붉게 시들어 말라 죽는다. 재선충병은 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 무조건 벌채해야 한다.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에서 발생한 재선충병은 겨울철 가뭄 및 봄철 고온현상 등 이상기후와 태풍·염해 피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미곶면에는 지뢰 매설지가 있어 인력 접근이 어렵고 동해면·장기면 지역은 군부대 시설이 있어 예찰·방제작업이 제한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복합방제구역으로 정해 재선충병 방제와 숲가꾸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면적이 넓고 재선충병에 전염된 나무가 많아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관계당국은 드론을 활용해 피해지역의 특성 및 지형에 맞게 약제를 뿌리고 말라 죽은 나무가 많은 지역은 모두베기 등의 방식으로 방제작업을 진행 중이다. 산림청·경북도·포항시 등은 지난 6일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한 합동점검을 벌였다.
경북도는 10일 구미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품질향상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재선충병 방제는 경사가 급한 암석지 등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 근로자의 책임·성실 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58만그루의 재선충 피해목을 제거했다. 하반기에도 146억원을 투입해 26만그루의 재선충 감염나무를 제거할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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