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60만원 호화 숙박, 근무시간에 경마장행···공공기관 ‘천태만상’
영업손실만 8조6000억대에 달하는 한국가스공사의 사장과 간부들이 해외 출장시 하루 수백 만원이 넘는 숙박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0일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영국 출장 당시 호텔 스위트룸에 묵으면서 하루 숙박비로만 260만원을 지출했다. 채 전 사장은 해당 숙소에 3박을 묵어 총숙박비만 780만원을 썼다. 이는 차관급 공무원 1일 숙박비 상한액인 48만여 원보다 5배 이상 많다.
채 전 사장은 재임 기간 총 16차례 해외 출장에서 6482만원을 숙박비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8월 공개한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도시가스용 미수금 12조7609억원, 발전용 미수금 2조5953억원 등 미수금이 총 15조3562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기업 직원이 겸직 규정을 어긴 사례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2021년 주요 공공기관 14곳의 임직원 65명은 겸직 규정을 어기고 부당 영리 행위에 종사해 총 24억원을 번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전력 직원이 직접 태양광발전 사업을 경영하면서 수억대 매출을 올렸다.
한국수자원공사 등 직원이 다단계 판매 사업을 운영하거나, 직접 배달 기사·대리운전 등 부업을 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개 기관에서는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경마장에 출입한 직원이 8명 적발됐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LH의 경우 입학생이 정원의 30%에 불과한 사내 대학(LH토지주택대학교)을 운영하면서 교원의 대부분을 자사 퇴직자로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LH가 고위직 직원을 사내 대학에 파견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전 필요성 검토나 보안 조치를 거치지 않고 3급 이하 전 직원에게 약 80억원을 들여 노트북 5690대를 일괄 지급했다.
공기업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 공무원의 부정 사례도 드러났다. 산업부의 한 40대 사무관은 감독 대상인 한국지역난방공사 법인카드를 총 897회에 걸쳐 3827만원어치 사용했다. 공사 법인카드로 가족과 먹을 한우를 사고, 간식용 빵값이나 텀블러 등 기념품 구매 비용도 법인카드로 충당했다. 이 사무관은 산업부에 파견된 공사 직원에게 3년 반에 걸쳐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도시락 준비 등 업무와 무관한 행위를 강요했다가 적발됐다.
산업부 부서 회식에 난방공사 직원을 참여시켜 공사 법인카드로 총 8차례에 걸친 회식 비용 1166만원을 결제하게 한 사례도 드러났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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