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선정·입지’ 단어 언급 많아… 절차 부적절성에 초점 [심층기획-환경영향평가 2.0]

김승환 2023. 10. 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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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예정 후보지를 어디에 복안을 두고 추진을 했습니까."(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민 김모씨)   "(소각장 입지) 선정을 다 해놓고 이 장소에서 와서 (공청회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성산동 주민 이모씨)   올해 3월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열린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사업 이전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현장.

10일 세계일보가 상암동 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녹음 자료에 대한 텍스트(문자) 추출을 거쳐 질의응답 중 주민과 서울시 관계자·전문가 간 오간 대화(총 단어 수 9111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빈도로 쓰인 건 '선정'으로 총 38회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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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소각장 공청회, 질의 ·응답 분석
의견수렴 ·공론화 과정 부실 드러나
“기피시설 환경평가 사전에 해야”
“입지 예정 후보지를 어디에 복안을 두고 추진을 했습니까.”(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민 김모씨)
 
“(소각장 입지) 선정을 다 해놓고 이 장소에서 와서 (공청회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성산동 주민 이모씨)
 
올해 3월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열린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사업 이전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현장. 지역주민들이 질의응답 중 쏟아낸 발언 중 일부다. 이들 모두 서울시의 소각장 입지 선정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린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공청회 당시 질의응답 중 지역주민 의견 대부분이 ‘입지 선정에 따른 환경 영향’이 아니라 ‘입지 선정 절차의 부적절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명색이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인데도 정작 환경 영향은 관심 밖이 되는 환경영향평가 의견수렴 절차의 맨얼굴을 당시 공청회가 보여줬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이 공청회 질의응답 내용을 분석해보니 입지 선정 관련 질문·답변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정’ ‘입지’ ‘후보지’ 등 단어 3개가 빈도 기준 상위 5개 단어 안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세계일보가 상암동 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녹음 자료에 대한 텍스트(문자) 추출을 거쳐 질의응답 중 주민과 서울시 관계자·전문가 간 오간 대화(총 단어 수 9111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빈도로 쓰인 건 ‘선정’으로 총 38회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환경’(‘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제외)이 30회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세 번째로 많은 건 ‘입지’로 ‘환경’보다 불과 한 차례 적은 29회 언급됐다. 네 번째로 많은 건 ‘쓰레기’(23회), 다섯 번째는 ‘후보지’(10회)였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사실상 환경 영향을 뒷전으로 밀어놓은 채 입지 선정을 둘러싼 성토장으로 변모하는 건 결국 환경영향평가 전 입지 선정 절차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못한 탓으로밖에 볼 수 없다. 실제 상암동 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도 서울시의 의견 수렴 노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주민 신모씨는 “사전에 의견 수렴 과정이나 공론화 과정 없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소각장 입지를) 지정해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 오모씨도 “소통창구가 부족해서 이런 문제(지역사회 갈등)가 생긴 것”이라며 “서울시와 주민들 사이에 합리적인 소통 창구가 부족하다”고 했다.

차라리 소각장·폐기물 매립시설 등과 같은 기피시설의 경우 입지 선정 이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조공장 한국환경연구원(KEI) 선임연구위원은 “입지 선정을 한 이후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입지를 정해 놓고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하면 바꿀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국 ‘답정너’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승환·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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