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서도 ‘김행 사퇴론’…이용호 “대통령 부담 덜어주는 것도 길”
여당 내에서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해 ‘김행랑’(김행+줄행랑) 논란을 일으킨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사퇴론이 분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지금으로 봐서는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는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청문회 이후 여당에서 자진 사퇴를 공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신평·전원책 변호사 등 여권 인사에 이어 일부 현역 의원들까지 사퇴론에 힘을 실으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사회자가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가 판단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정치 쪽을 전혀 모르는 분도 아니고 나름대로 정치 쪽에 많이 몸을 담고 있었던 분이기 때문에 저는 현재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본다”며 “나름대로는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판단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김 후보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또 얘기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그분이 그런 정도의 판단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 이게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를 본인이 면밀히 보고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장관 임명 후 주식 파킹이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지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우리 당 의원들과 사석에서 얘기해보면 상당수가 김 후보자에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지금이라도 조금 늦긴 했지만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폐지해야 될 부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관 대행 체제로 하고 대신에 더불어민주당에 계속 (여가부 폐지) 압박을 하고 총선에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만약 임명이 된다고 하면 국감장을 안 나올 수는 없지 않나. 앞으로 본회의에서 열리는 대정부질문 등도 계속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떡할 건가”라며 “아직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도 없었다. 아마 내일 있을 선거 결과가 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광호·정대연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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