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여 불참 속 야당 단독 개의 후 50분 만에 정회

유새슬 기자 2023. 10. 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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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신원식 임명 철회’ 팻말
여 “정치의 현장으로 만들어”
야 “신 장관, 상전처럼 행동”

국회 국방위원회가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오후 늦게 여당은 불참한 가운데 가까스로 개의했으나 업무보고와 의사 진행 발언만 진행한 뒤 정회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국가 안보 위기가 엄중한 상황에서 여야는 하루종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는 야당 측 팻말 시위를 둘러싼 힘겨루기만 이어갔다.

국방위의 국방부 국감은 이날 오전 10시 시작될 계획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국감장에 놓인 각자의 자리에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라고 쓰인 팻말을 부착했다.

여당은 반발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여당에서 유일하게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감 파행을 선언하며 “(국감장을) 정치의 현장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성 의원은 국감 재개의 조건으로 팻말 부착에 대한 야당의 사과를 내걸고 퇴장한 뒤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후 1시 개의를 주장한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팻말을 뗀 채 대기했다. 한기호 국방위원장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들, 증인·참고인들만 자리를 지켰다. 김병주 의원은 3시간 가까이 대기하다 신 장관 출석을 요구하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줄행랑치더니 지금 상전처럼 사무실에 앉아서, (의원들이) 다 와야 내려오겠다고 하는 게 뭔가.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회의 진행 권한을 야당 간사에게 넘겨달라는 민주당과,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한 위원장 사이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선언하자 한기호 위원장은 오후 6시쯤 개의를 선포했다. 여당 의원들과 합의하지 않고 위원장이 직권으로 개의한 것이다. 신 장관은 인사말에서 “우리 군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예 선진 강군을 건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신 장관을 향해 “과거 발언을 사안별, 대상별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뒤늦게 회의장을 찾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에 일언반구 없이 일방적으로 개의를 통보했다”며 한 위원장에게 유감을 표했다. 이날 회의는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속개 시간도 정해두지 않은 채 오후 6시50분쯤 정회했다. 개의한 지 약 50분 만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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