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하흐 경질될 수도 있었어” 맨유를 구한 것은 ‘성골 유스’ 맥토미니
[포포투=정지훈]
최악의 부진에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경질 카드도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을 구한 것은 ‘성골 유스’ 스콧 맥토미니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8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에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맨유는 4승 4패(승점 12점)를 기록, 10위에 올랐다.
경기 전까지 맨유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직전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봤지만 시즌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리그에선 퐁당퐁당 경기력을 보여줬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2연패에 빠졌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갈라타사라이에 연속으로 패하며 시즌 첫 '연패' 행진을 이어가는 등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자연스레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이 나왔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의 웨인 베이시는 앞서 매체를 통해 “맨유는 37년 만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는 경질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라며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반박 보도가 나온 셈이다.
경질설이 나올 이유는 충분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3승 4패를 거두며 10위를 유지하고 있고, 오랜만에 출전한 UCL에서는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맨유가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연달아 패배를 기록한 건 구단 역사상 최초다. 더욱이 맨유의 경기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욱 절망적이라는 평가다.
텐 하흐 감독이 사용한 이적료가 많다는 점도 텐 하흐 감독을 향한 비판의 강도를 세게 만들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맨유에 부임한 이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안토니, 메이슨 마운트, 안드레 오나나, 라스무스 회이룬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했다. 맨유가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적료 투자 대비 효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텐 하흐 감독을 내보내려 한다는 게 경질설의 내용이었다.
실제로 경질될 수도 있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텐 하흐 감독이 브렌트포드전에서 패배했으면 경질될 수도 있었다. 만약 패배하면 A매치 기간 경질을 논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을 구한 것은 맥토미니였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맨유에 영웅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맥토미니. 후반 42분 소피앙 암라바트와 교체돼 경기장에 나선 맥토미니는 후반 추가시간, 왼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브렌트포드의 골망을 갈랐다.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맥토미니는 경기 종료 직전, 해리 매과이어의 헤더 패스를 헤더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기록했다. 그렇게 맨유는 맥토미니의 활약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영웅적인 활약이었다. 이에 과거 맨유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골키퍼' 슈마이켈은 "그는 그럴 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코치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맥토미니는 지난여름 내내 매각 리스트에 있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다. 구단은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필요하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며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맥토미니가 그런 선수다. 맥토미니가 경기장에 있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득점을 만들 수 있고 그의 의지는 정말 강하다. 팀을 향한 헌신도 상당하다. 그는 항상 구단의 색채를 지킬 수 있는 선수다"라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은 어쨌든 잠잠해졌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텐 하흐 감독이 부진해도 경질의 위험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텐 하흐 감독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맨유의 장기적인 지원을 유지하는 중이다. 텐 하흐 감독의 감독직은 보장되고 있으며, 구단의 보드진이 현재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갈라타사라이전을 포함해 최근 치른 10경기에서 6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텐 하흐 감독은 구단 고위층의 확고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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