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바우처,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겨울 선사한다
요란했던 여름 뒤로 가을이 선선하다. 대략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5개월간 난방이 필요하니 이제 본격적인 난방철로 들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한파와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힘겨웠던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난방철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최근에도 유가가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들고, 대표적인 난방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유럽의 불안정한 수급 상황에 따라 들썩거릴 우려가 있으니 시름이 앞선다.
올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사용은 10월11일부터 가능하다. 2015년 도입된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에게 에너지이용권인 바우처를 지급하여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올해는 생계·의료 수급세대에 더해, 지난해 한시적으로 지원했던 주거·교육급여 수급세대의 노인, 장애인 등 기후 민감계층까지 상시 지원 대상으로 포함하여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복지 체계를 갖추었다. 이에 따라 27만8000가구가 추가되어 지원 대상이 최대 113만5000가구로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당초 예정된 가구 평균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2배로 인상하여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크게 경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5월 보건복지부 고시 개정을 통해 이제는 기초생활보장급여 신청 시 에너지바우처도 동시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동절기 바우처를 하절기에 당겨 쓰고(최대 4만5000원) 사용 후 잔액은 동절기로 자동 이월되도록 개선했으며 거동이 불편하여 주유소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배달료를 포함하여 에너지바우처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바우처 사용이 제한된 거주여건에 있는 소외계층과 단전·단가스 가구 등 에너지 위기가구에 대한 문자·우편 안내 등 가구별 밀착 관리도 더욱 강화된다.
에너지바우처에는 공공과 민간의 많은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전국 3700여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취약계층의 에너지바우처 신청 접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에너지공급사와 사회복지단체, 민간 카드사 등 80여곳의 관계기관이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각 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세대 특성상 사회적 제도와 공적 시스템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시민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특히 중요하다. 올해 12월29일까지 에너지바우처 신청 접수를 진행 중이니 주위에 몰라서 에너지바우처를 신청하지 못하는 이웃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봤으면 한다. 신청과 사용에 관한 자세한 안내는 가까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으면 되고,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운영하는 에너지바우처 콜센터(1600-3190)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우리 사회의 배려와 관심들이 모여 올해에는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 없는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영배 한국에너지공단 지역에너지복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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