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배후는 이란"...美-이란 대리전으로 확산? [와이즈픽]
안식일 이른 아침에 기습적으로 감행된 하마스의 공격은 치밀하고 정교했습니다.
이전에도 이스라엘 도시에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인을 납치하거나 살해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광범위한 공격은 없었습니다.
공격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전개됐습니다.
우선, 가자 지구에 하마스 주장 5천 발 이스라엘 주장 2천5백 발의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동시에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행글라이더를 타고 가자지구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이 설치한 국경 장벽을 공격했습니다.
대원들은 폭발물을 사용해 장벽을 뚫은 다음 오토바이를 이용해 빠르게 이스라엘 주요 도시로 이동했습니다.
이후 불도저가 뚫린 장벽의 간격을 넓혔고 더 많은 하마스 대원들이 차량을 통해 이스라엘로 진입했습니다.
하마스 기습공격의 마지막 부분은 이스라엘 인질들을 가자지구로 이동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납치된 인질들 대부분은 가자 지구 인근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육해공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하마스의 공격은 무기의 규모와 작전의 정밀함에서 배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공통된 견해입니다.
서방 세계가 지목하는 유력한 배후, 바로 이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단독 기사를 통해 이란 군부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익명의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층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 장교들이 8월부터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작전 세부사항을 구체화했다는 내용입니다.
회의에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4곳의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국제 군사조직을 지휘관이 이 회의를 주도했으며 이란 외무장관이 최소 두 차례 회의에 참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의 공격은 수개월의 계획이 있어야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란과의 공조 없이는 불가능" 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레바논 헤즈볼라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 없이 단독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강조했습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 무장 단체인 하마스에 오랫동안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하마스가 사용한 로켓포 대부분은 이란에서 제조했거나 이란산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폭 공격에 사용된 드론 역시 이란산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미국의 중재 속에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추진하면서 이란과 하마스의 협력은 가속화되었습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손을 잡으면 팔레스타인과 이란 모두 아랍 이슬람권에서 고립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 정부는 유엔 주재 대변인을 통해 하마스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대응은 전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체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합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하마스 공격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지면 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향합니다.
이란 관리는 만약 이란이 공격을 받는다면 레바논, 예멘, 이란에서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시리아에서 전투기가 출격해 이스라엘 북쪽과 동쪽 도시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칫 범아랍권 대 이스라엘-미국 연대가 대결하는 세계대전으로 확전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변수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여부와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간 이스라엘 국민들입니다.
먼저, 군사력에서 절대 우세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범아랍권의 반격은 물론 비난의 화살이 이스라엘로 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마스가 인질로 끌고 간 이스라엘 국민 150명 이상을 인간방패로 사용할 경우 이스라엘의 보복 의지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는 심증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CBS 뉴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장 강력한 수니파 무슬림 국가인 사우디를 포함한 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누가 반대할까요?"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이죠. 저는 이것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참고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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