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로 재난 못 막아" "검찰 수사 중"… 이상민·김영환, 참사 책임론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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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에서도, 사상자 25명을 낸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에서도, 컨트롤타워로서 법적ㆍ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수장은 끝내 없었다.
지하차도 참사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해임되고, 충북 행정부지사는 별도 보직 없이 행안부로 복귀하는 등 간부 공무원들에겐 문책성 인사 조치가 내려졌으나, 충북도시사와 청주시장 등은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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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사과하면서도 사퇴 요구 일축
“재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고 그때마다 책임자가 그만두는 것으로 재난을 막을 순 없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지하차도 참사 원인에 대해선 검찰 수사 중이라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김영환 충북도지사)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에서도, 사상자 25명을 낸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에서도, 컨트롤타워로서 법적ㆍ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수장은 끝내 없었다.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유가족에게 거듭 사죄했으나 책임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날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등을 언급하며 “과거에도 대형 참사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책임자가 물러남으로써 정부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국정 쇄신 기회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하위직 직원을 구속해 그들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고위직은 하나도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100만 명이 몰린 서울세계불꽃축제 등 여러 행사가 안전인력을 확충해 무사고로 끝난 점을 짚으며,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서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던 이상민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재직 중에 일어난 각종 재난이 가슴 아픈 건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불행히도 재난은 반복되기 마련”이라며 “그때마다 책임자가 그만두는 것으로 재난을 막을 순 없다”고 답했다. 또 “사퇴보다는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대책을 세우는 게 더 크고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다만 “유가족에게는 아무리 사과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유족을 직접 만날 의향도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7월 집중호우 당시 발생한 궁평지하차도 참사를 두고도 최종 책임자들은 해명과 회피에 급급했다. 김영환 지사가 참사 당일 괴산댐 월류 현장을 방문한 이유, 사망자 및 실종자 발생 뉴스 속보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오후 12시 44분에서야 보고를 받았다는 해명의 진위 여부, 미호천 범람과 제방 붕괴 위험에 대해 유관기관의 경고와 신고가 잇따랐는데도 충북도가 차량통제 조치를 하지 않은 원인 등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으나, 김 지사는 “검찰 수사 중”이라거나 “오해 소지가 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마저 “핵심 내용은 수사 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본인 입장만 반복하면 설득력이 있겠냐”고 지적했을 정도다.
지하차도 참사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해임되고, 충북 행정부지사는 별도 보직 없이 행안부로 복귀하는 등 간부 공무원들에겐 문책성 인사 조치가 내려졌으나, 충북도시사와 청주시장 등은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사퇴 의사가 있는지’ 묻자, 김 지사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충고를 깊이 생각해 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보고가 늦어진 점은 문제가 있고, 그 책임은 나에게도 있다. 유족과 도민, 국민들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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