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비 내려도…아슬아슬 징검다리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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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신도림역 근처에서 육교가 주저앉았습니다.
구청은 아쉬운대로 징검다리를 놓았는데요.
비만 오면 아슬아슬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철제 난간이 떨어져 나가더니 순식간에 다리가 폭삭 주저앉습니다.
지난 1월 서울 신도림역과 도림동을 잇는 보행자용 육교 붕괴 장면입니다.
9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출근 시간대, 시민들이 줄지어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정은엽 / 서울 영등포구]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 역 가고 있죠. 신도림역으로. (여기로 출퇴근하시는 건가요?) 네, 출퇴근이요."
높은 구두를 신어도 여행 가방을 끌어도, 징검다리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신도림역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김규리 / 서울 영등포구]
"일단 넘어질까 봐 우려되는 것도 있고. 근데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저는 출퇴근을 빨리 해야 되고."
지하철역까지 하천을 바로 건너면 2분이지만, 멀리 돌아 다리를 건너면 3배 많은 6분 넘게 걸립니다.
징검다리가 놓인 건 지난 6월.
육교 철거 뒤 불편하다는 민원이 쏟아지자 영등포구가 3억 5천만 원을 들여 징검다리를 놓은 겁니다.
하지만 비라도 내리면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징검다리 앞엔 침수시 다리 이용을 제한하는 안내판이나 안전시설도 없어서 보시는 것처럼 누구나 가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자 한참을 고민하기도 하고,
[인근 직장인]
"지름길처럼 갈 수 있어서 가려고 했었던 찰나였는데 물이나 그런 걸 보고 건너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건너기도 합니다.
[이자벨라 융 / 네덜란드 유학생]
"무서워요. 잡을 게 없기 때문에. 안전봉이 없잖아요. 그저 자신을 믿을 수밖에 없어요. (어땠어요? 미끄러웠나요?) 진짜 미끄러워요."
[정재민 / 서울 영등포구]
"지금 물이 많이 불었잖아요. 유속이 빠르다 보니까 확실히 무서운 감이 있는 것 같고, 바라는 건 다시 다리가 지어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육교가 언제 다시 설치될지 알 수 없습니다.
기존 육교는 짓고 철거하는데 33억 원이 들었는데 이제는 건자재 값이 올라 새로 짓는 데만 50억 넘게 들기 때문입니다.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
"저희 예산으로 이게 안 될 거 같아서 서울시에다가 예산을 지금 요청해놓은 상태고요. 그쪽도 검토를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육교 부실 설계와 관리로 돈 낭비에 시민 불편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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