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막말" "이재명 쌍욕"…국방위, 여당 불참 속 40분만에 파행(종합2보)

박기범 기자 허고운 기자 2023. 10. 1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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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민주 '신원식 철회' 피켓 붙이자 국힘 반발 '불참'
예정시간보다 8시간 지나 개의…업무보고 후 여야 책임 공방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측 의원들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철회 피켓팅을 하자 이에 항의해 여당측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허고운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가 10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시작했다. 이날 오전10시에 열릴 예정이던 국감은 여야 신경전 끝에 오후 6시가 지나서야 열렸다. 이마저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약 40분간만 진행됐다.

한기호 위원장은 국감 '정회'를 선언했지만, 여야 추가 협상 가능성이 없어 이날 국감은 이대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10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부에 대한 국감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감은 예정시간을 한참 지난 오후 6시10분쯤에 열렸다. 회의에는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국방부의 업무보고와 야당 의원 2명과 여당 의원 1명 등 모두 3명의 의원들의 발언만 진행한 채 약 40분 만에 끝났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이 신 장관의 과거 '막말' 논란을 겨냥해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고 적힌 피켓을 자리에 붙였기 때문이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은 청문회에서 당시 신원식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판단했는데 임명됐다"고 피켓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여당은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위해 국방위에서는 피켓을 허용하지 않았던 관례를 야당이 깼다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임명을 철회하라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회의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입씨름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아직도 신 장관의 막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적격의견을 냈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임명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성 의원은 이에 "신 장관의 막말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할 이야기가 없겠냐. 성남시장을 하면서 형수한테 쌍욕을 한 사람도 있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거론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이에 "이 대표가 여기서 왜 나오느냐"며 반발하자, 성 의원은 "신 장관은 자연인일 때 이야기한 것이고,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을 하면서 쌍욕을 한 것이다. 대비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신경전 속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10시35분까지 피켓을 떼지 않으면 파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엄포"라고 비판했고, 성 의원은 오전 10시50분쯤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방 현장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며 국감 파행을 공지했다.

2023 국정감사 첫 날인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석이 비어 있다. 이날 국정감사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피켓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불참해 파행을 빚었다. 2023.10.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후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야당은 오후에 피켓을 떼고 국감 개의를 요구했지만, 여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야당은 단독 개의를 요구했지만, 여당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여야 합의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김병주 의원은 오후 기자들과 만나 "피켓을 내렸는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줄행랑을 치듯 국방부 건물을 벗어났다"며 "국회법에 따르면 국방위원장이 개의를 기피하거나 거부할 때 교섭단체 간사가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를 하려고 하지만 위원장이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방위가 파행은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 송영무 장관도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었지만, 우리 당은 임명 철회하라는 피켓 같은 건 내걸지 않았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신경전 끝에 오후 6시10분쯤 국감은 개회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쪽짜리 국감이었다. 여당에서는 이헌승 의원만 참석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업무보고를 들은 후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으로 서로를 향한 책임을 물었다.

김병주 의원은 "국민의 거센 저항을 아랑곳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한 윤 대통령은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신 장관의 과거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막말 논란을 지적하며 "봉하마을에 가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국감에 참석하지 않은 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반면 이헌승 의원은 "여야 간사 협의 없이 회의를 통보했다"며 국감을 개의한 같은 당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이 의원은 "국방위 관례상 여태까지 피켓을 걸고 회의를 진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야당을 겨냥했고, 신 장관을 향해서는 "작전통, 전략통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준장으로 승진했다. 이것만으로 역량 검증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3명의 의원들의 발언을 이후 정회를 선언했다. 야당에서는 차수변경을 통해 국감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여당은 신 장관을 인정하지 않는 야당과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가 평행선을 이어가면서 이날 국방부 국감은 속개되지 않고 이대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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