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중동이슈, 너구리 몰고가볼까”…개미들 몰린 이 상품은
미국 대형 석유기업 3배추종 ETN
고유가·중동리스크에 하루새 9.2%↑
“과열양상…고위험상품 신중매수를”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전망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고위험·고수익 상품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고 있다. 정세 불안을 타고 투기 수요마저 따라 붙은 탓에 단기적으로 에너지 시세가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보면 이달 6~9일 기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6위는 한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너구리’라고 불리는 상장지수증권(ETN)인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 3X레버리지’(NRGU)다.
해당 종목은 엑슨모빌(XOM)을 비롯해 쉐브런(CVX),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 등 미국 대형 석유 기업 주가 강세에 3배 레버리지 베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유가 강세에 힘입어 미국 주요 석유기업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NRGU 를 440만7512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데이터는 통상 매매 체결 시점으로부터 2~3일 후에 반영된다. 이달 3일 이후 5거래일 간 NRGU 는 약 0.3%하락했다.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9일(현지시간) NRGU는 직전 거래일 대비 9.17% 급등한 459.9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유가 강세 상황이 이어지면 정유주가 반사 효과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따른다. 최근 스위스계 투자은행은 UBS 는 쉐브런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209달러에서 210달러로 소폭 상향했다.
엑슨모빌은 올해 3분기는 유가와 천연가스 시세 상승 덕에 수익이 각각 최대 13억달러, 6억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 5일 신고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이스라엘 사태가 중동 산유국 갈등으로 번지지 않는 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브렌트유가 내년 상반기까지 배럴 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100달러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에 대해 제제 강도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경우 이란이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식으로 반발해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일시적인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상품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동 화약고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유가 급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런던에 본사를 둔 상품시장 분석 업체인 레드번 측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드번은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가 감산 기조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전세계적으로 원유가 하루 180만배럴 부족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를 생산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중재해 온 이스라엘-사우디 화해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반면 원자재물류 데이터 분석 업체인 케이플러의 호메이윤 팔락샤히(Homayoun Falakshahi) 상품 담당 수석 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해 추가 제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거래하는 중국 본토와 홍콩·아랍에미레이트·오만 무역상을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7~9월)의 경우 이란은 하루 140만배럴씩 원유를 수출해 전세계 원유 공급의 최대 1.4%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제재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두 국가 대표단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멕시코에서 대면 협상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 이스라엘 사태로 인한 공급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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