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태풍도 넘겼는데…‘파업’ 외치는 포스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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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다녀왔다.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제철소는 직원들의 밤낮 없는 복구 작업에 기적적으로 135일 만에 정상 영업을 시작한 상태였다.
이날 노조가 참배한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묘비에는 그가 남긴 말이자 포스코의 사시(社是)인 '제철보국'(製鐵報國)이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산업 중추인 포스코 제철소가 노사 갈등으로 멈추는 일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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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대화’ 원하는데…소모적 파업 의미 없어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해 3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다녀왔다.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제철소는 직원들의 밤낮 없는 복구 작업에 기적적으로 135일 만에 정상 영업을 시작한 상태였다. 고로에서 쇳물이 다시 뿜어져 나온 순간, 임직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현장은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제철소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력에 의해 멈춰 설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10일 뒤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 찬반투표를 열고 회사 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10년간 경영상 어려움으로 두 번 임금동결을 했으니 올해는 성과를 공유하자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아쉽다. 통상 임금 협상은 회사가 지난 1년간 낸 실적을 두고 진행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힌남노로 실적이 고꾸라졌고 4분기에는 수천억원대 영업적자까지 냈다. 그 여파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고 철강 시황 악화까지 겹쳐 부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으레 회사가 어렵다는 소리로 치부하기엔 객관적인 지표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성과 공유’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파업이 현실화해 하반기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 되레 내년 임단협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악순환으로 돌아올 게 뻔하다.
무엇보다 양측 모두 ‘대화’를 원하는 상황에서 파업은 무의미해 보인다. 김성호 노조위원장은 이날 “대한민국에 파업하고 싶은 위원장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파업은 최선이 아닌 마지막 단계”라고 했다. 항간에 알려진 ‘자사주 100주 지급, 기본급 13.1% 인상’ 요구도 고집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회사 측 역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노조가 참배한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묘비에는 그가 남긴 말이자 포스코의 사시(社是)인 ‘제철보국’(製鐵報國)이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산업 중추인 포스코 제철소가 노사 갈등으로 멈추는 일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길 기대해 본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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