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유력 대선주자 "페소는 쓰레기"…가치 급락

김겨레 2023. 10. 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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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주자가 페소화를 폐기하자고 주장하면서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환율은 지난 8월 달러당 365페소(약 1400원)로 고정됐다.

극우 성향 밀레이 후보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을 폐쇄하고 달러화로 아르헨티나 경제를 운용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8월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에 오른 뒤 꾸준히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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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밀레이, 중앙은행 폐쇄·달러화 도입 공약
암시장서 페소화 급락…공식·비공식 환율차 최대
무디스 "누가 이기든 내년 아르헨 물가 35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오는 22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주자가 페소화를 폐기하자고 주장하면서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자유전진당 대선 후보. (사진=AFP)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급진적 우파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페소로 정기적금을 든 사람은 만기가 되면 다 빼라. 페소는 가치가 없다”라”며 “페소는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이 발행하는 화폐이기 때문에 쓰레기이며, 거름으로도 못 쓴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환율은 지난 8월 달러당 365페소(약 1400원)로 고정됐다. 하지만 암시장 환전소의 호가는 이날 달러당 945페소(약 3600원)에 달해 하루 만에 7.4%나 급등했다.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 차이는 165%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극우 성향 밀레이 후보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을 폐쇄하고 달러화로 아르헨티나 경제를 운용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8월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에 오른 뒤 꾸준히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의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중앙은행을 폐쇄하고 달러화를 도입하려면 개헌이 필요한데다, 아르헨티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는 등 달러화도 부족해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밀레이 후보의 공약으로 달러 수요가 더 높아져 페소화 가치 급락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현재 약 13조6000억페소가 정기 예금으로 묶여 있어 밀레이 후보가 당선되면 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22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45% 이상의 지지를 얻거나, 40% 이상의 지지를 얻었으며 2위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인 후보가 승리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킨 후보가 없으면 지지율 1,2위 후보가 11월 9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를 치르더라도 밀레이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8월 아르헨티나의 물가 전년동월대비 124.4% 상승해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내년 물가 상승률이 3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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