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대신 “중재”…어정쩡한 아랍

2023. 10. 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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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될수록 주변국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친 팔레스타인 국가들도 지지 대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김기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측과 통화를 한 것은 무력 충돌 이틀이 지난 현지시각 어제였습니다.

빈 살만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좋은 삶을 누리고 평화를 얻을 권리를 지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력충돌 속에 사실상 팔레스타인 측에 서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은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 / 이란 외교부 대변인]
"75년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다른 국가들을 불법 점령한 것은 미국과 영국, 다른 서방 국가들이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를 제외한 다른 중동 국가들은 명확한 지지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지역 평화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튀르키예 대통령]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폭격을 멈추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인 정착촌 공격을 중단하길 원합니다."

하마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경우 쏟아질 수 있는 국제적 비난에 대해 중동 국가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빈 살만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지한다는 것이지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내일 이곳 이집트 카이로서 열리는 아랍연맹 22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중재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채널A 뉴스 김기윤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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