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내년 한국 성장률 2.2%로 하향 조정…정부 전망치보다 낮아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2.9%…소폭 내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10일 모로코 마라케씨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소폭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는 1.4%를 유지한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보다 0.6%포인트(p) 높은 2.0%로 전망됐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7월에 제시한 전망치인 2.4%보다 0.2%p 내려간 것이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3.0%→2.9%)보다 하락 폭이 더 크다.

IMF의 전망치는 한국은행·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와 같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2.1%)보다는 소폭 높은 숫자다. 정부 전망치(2.4%)보다는 0.2%포인트 낮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기 전망도 다소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4%로 한국은 이들보다 0.8%p가량 높은 셈이다. 미국(1.5%)이나, 유로존(1.2%), 일본(1.0%) 등 주요국들도 한국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

다만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1.4%로 예측했다.

작년 7월과 10월, 올해 1월·4월·7월까지 5차례 연속으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으나 이번에는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또한 종전과 같은 3.0%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미국(1.8%→2.1%)과 프랑스(0.8%→1.0%), 영국(0.4%→0.5%) 등의 전망치가 소폭 올랐다. IMF는 중국(5.2%→5.0%), 이탈리아(1.1%→0.7%), 독일(-0.3%→-0.5%) 등에 대한 전망치는 내렸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4%에서 2.0%로 0.6%p가 올랐다. 이 전망이 맞다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게 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코로나19 시기 큰 폭의 역성장을 겪은 후 뒤늦게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경제 규모를 100으로 가정하면 올해 한국 경제는 107.6이지만, 일본은 100.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산물·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

이어 “IMF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2%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일본(1.0%)을 포함한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현재 세계 경제를 ‘복합적인 상황(Stable but Slow)’으로 표현했다.

코로나19 종식과 미국·스위스발(發) 금융 불안의 조기 해소로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이 나타났지만 중국 경기 침체와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점차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고금리 기조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높은 근원물가로 인해 물가안정 목표 달성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IMF는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하고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명확해질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세입 확충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구조개혁·규제개선을 통해 경제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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