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에 이-팔 전쟁"…충청권 경제 '불안'

진나연 기자,신익규 기자 2023. 10. 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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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맞이한 충청권 산업 경기…고금리 기조에 비상등
중동 분쟁에 고유가·고물가 심화 전망…서민가계 시름
사진=연합뉴스 제공

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이른바 3고(高) 현상에 '이-팔(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까지 맞물리면서 충청권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부 회복세를 맞이한 충청권 산업 경기가 휘청일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고유가 전망에 이어 우유·빵 가격은 물론 일부 맥주까지 출고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서민가계 시름도 커지고 있다.

최근 충청지역 산업은 반등 분위기를 나타냈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8월 대전지역 광공업 생산과 출하는 전월 대비 각각 9.5%, 4.8% 포인트 증가했다.

해당 기간 대전에선 기계장비(56.5%)와 담배(14.9%), 전기장비(30.8%)의 생산 증가가 돋보였고, 출하 부문에선 전기장비(93.9%), 금속가공(36.7%), 기계장비(16.0%)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충남에선 동기간 의약품(61.0%), 전기·가스·중기업(14.1%), 자동차(12.2%)의 생산이 늘었고, 전기·가스·증기업(14.8%), 자동차(8.1%),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6.7%)의 출하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산업 경기가 반등하자 정부는 지난 5일 수출 상승세와 함께 3분기 제조업·순수출 중심 경기 회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고금리 및 긴축 정책 유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되면서 반등세를 보인 충청권 산업 경기의 향방도 안갯속이 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라는 변수까지 발생했다.

지역 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안정을 확신할 때까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가계 및 기업 부채가 늘어난 국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러-우 전쟁에 이어 이-팔 전쟁까지 맞물리면서 무역수지와 물가 등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의 철저한 준비 태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국제유가는 이-팔 전쟁의 영향을 받아 요동쳐 국내 기름값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진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의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을 보면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대전 지역 평균 휘발윳값과 경윳값은 ℓ당 각각 1775.16원, 1690.34원이다.

대전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달 2일(1787.01원) 고점을 찍은 뒤 최근 178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평균 경유 가격은 지난 4일(1698.62원) 이후 소폭 내려왔다.

또 이-팔 전쟁으로 인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인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하루 새 4% 이상 급등해 국내 기름값의 인상을 예상하는 분석이 나온다.

농산물 상승세를 비롯 고물가 상황에서 원유(原乳)와 맥주 등 가격 인상도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날 대전지역 사과(홍로·상품·10㎏) 도매가격은 9만 520원으로 평년(3만 2722원)의 2.7배 수준이다.

배(신고·상품·15㎏) 도매가격도 5만 8300원으로 평년(4만 1264원) 1.4배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 1일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우유가 들어간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제품 업체들의 대표 흰 우유 제품 가격이 인상됐으며, 지난 6일부터는 빙그레와 해태의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도 올랐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여파로 오비맥주는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중동지역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는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경제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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