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영업이익 1조…가전·전장 쌍끌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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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LG)전자가 전 세계 소비 둔화세에도 올 3분기(7∼9월)에 1조원에 육박하는 깜짝 영업이익을 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실적을 넘어서 내년에 열릴 파리올림픽이 엘지전자가 강점인 올레드 텔레비전 판매를 확대할 특수가 될 수 있다. 전장 사업에선 엘지마그나의 지난 2분기 흑자전환 이후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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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LG)전자가 전 세계 소비 둔화세에도 올 3분기(7∼9월)에 1조원에 육박하는 깜짝 영업이익을 냈다. 가전 부문에서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확대하고, 전기차 등장으로 시장이 커진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엘지전자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7139억원과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5% 증가해 3분기 기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영업익 컨센서스 8084억원보다 1883억원 많은 수치다.
엘지전자는 호실적 배경으로 기업 간 거래 확대를 꼽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가전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업 간 시스템에어컨 같은 냉난방공조 시스템과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올레드(OLED) 텔레비전과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에 집중한 것도 영업익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특히 ‘미래먹거리’로 지목한 전장 사업의 순항도 주목할 만하다. 엘지전자는 전장 부문의 안정적 공급망 관리 등을 바탕으로 올해 처음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잔고 100조원 돌파도 임박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엘지전자에서 전장사업(VS사업본부) 비중은 약 12%로 향후 5년 내 사업 비중이 20%대(연 매출 20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 지역에 엘지마그나의 새 생산기지 건립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텔레비전을 활용한 콘텐츠·서비스사업도 영업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엘지전자는 단순한 가전 판매를 넘어서 텔레비전의 영상콘텐츠와 광고 공유 같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서비스 사업 기반인 웹 운영체제(web OS) 텔레비전의 경우 2026년에 3억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엘지전자의 비용 절감 노력도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봤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류비 장기계약 재갱신 등을 통한 효과적인 비용 통제와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볼륨존’ 공략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로 견고한 수익을 달성했다. 전장 사업 확대로 한동안 정체된 회사의 외형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가 몰리는 연말 성수기와 내년 스포츠 이벤트(파리 올림픽) 등은 호실적 행진에 기여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실적을 넘어서 내년에 열릴 파리올림픽이 엘지전자가 강점인 올레드 텔레비전 판매를 확대할 특수가 될 수 있다. 전장 사업에선 엘지마그나의 지난 2분기 흑자전환 이후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전자의 깜작 실적 발표 뒤 주가는 전날보다 6900원(7.03%) 오른 10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9만9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등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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