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서 을지로 닭발을···편의점 타고 '로컬맛집' 전국으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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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직장인 김수연(32)씨는 업무를 마친 후 '혼술'을 즐긴다.
퇴근길에 편의점을 찾은 김씨는 맛집 유튜브 채널에서 화제가 된 한 을지로 식당표 닭발을 집어 든다.
박대성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맛집 연계 상품의 경우 편의점은 이색 차별화 상품을, 식당은 전국 단위 인지도를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편의점과 맛집의 공생관계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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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플레이션, SNS 맛집 선호 트렌드에 가속화
편의점은 고객락인 효과, 맛집은 전국진출 기회
RMR 급성장 속 HMR 시장은 5조 원까지 커져
부산에 사는 직장인 김수연(32)씨는 업무를 마친 후 ‘혼술’을 즐긴다. 퇴근길에 편의점을 찾은 김씨는 맛집 유튜브 채널에서 화제가 된 한 을지로 식당표 닭발을 집어 든다. 김씨는 “편의점에 저렴하면서도 1~2인용으로 구성된 맛집 컬래버 상품이 많다 보니 자주 찾게 된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맛집이 대부분 서울에 있다 보니 아쉬웠는데 집 근처 편의점에서 대기 없이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자리잡은 5만 개 이상의 편의점 점포가 맛집 체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편의점과 지역의 이름난 맛집이 손잡고 잇따라 레스토랑간편식(RMR) 제품을 내놓으면서 부산 해운대 주민이 퇴근 길에 동네 편의점에 들러 을지로 맛집 닭발이나 제주 흑돼지 맛집 도시락을 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레스플레이션(레스토랑+인플레이션)’과 소셜미디어 상의 맛집 콘텐츠 증가, 편의점·맛집 협업의 시너지 효과 영향으로 RMR을 포함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맛집 컬래버 상품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세븐일레븐은 2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서울 을지로 베트남 음식 전문점 촙촙 상품, 여의도 63빌딩 워킹온더클라우드 파스타 3종, 을지로 닭발 맛집 화육계 안주류 3종 등 총 15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GS25는 올 들어 새로운 RMR 시리즈로 ‘오픈런 시리즈'를 론칭하고 몽탄·남영돈·삼원가든에 이어 지난달 효뜨와의 협업을 통해 신제품 2종을 내놓았다. CU는 앞서 7월 파라다이스호텔 중식당 남풍과 사천짜장면·칠리새우 등 밀키트 6종을 선보였고 올 초에는 토끼정과 함께 도시락·삼각김밥 등 간편식 9종을 출시했다. 이마트(139480)24는 9월 임금님쌀밥집 도시락 2종, 슈퍼키친 요리·안주류 반찬 등 총 10종을 선보였다.
이 같은 ‘편의점 맛집 조인트 열풍'에는 고물가와 소셜미디어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경규 등 연예인 이름을 단 RMR 정도만 편의점에서 판매됐다”며 “맛집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지방의 소비자도 다른 지역의 이름난 맛집을 알게 됐고 제품을 편의점에서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 차원에서 컬래버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매출 뿐만 아니라 주요 고객인 2030 세대를 ‘락인(Lock-in)’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븐일레븐이 올해 출시한 맛집 연계 상품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상권에서 기록했다. 컬래버 상품은 전체 HMR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품의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특히 6월 출시된 제주 흑돼지 맛집 ‘숙성도’ 연계 상품은 2개월 만에 판매수량 2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맛집 입장에서는 5만 개 이상의 편의점 매장을 통해 ‘골목식당’을 넘어 전국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별도의 투자비 없이도 곳곳에 체인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한 대량생산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RMR 등이 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로부터 각광 받으면서 HMR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보다 89% 증가한 약 5조 원을 형성했다.
박대성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맛집 연계 상품의 경우 편의점은 이색 차별화 상품을, 식당은 전국 단위 인지도를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편의점과 맛집의 공생관계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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