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고발에 與 압박까지’…기로에 선 김행 “수사로 진실 드러날 것”

이혜영 기자 2023. 10. 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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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 “고발 환영…청문회서 밝혀지지 않은 진실 드러나게 돼 안심”
여권 내 ‘부적격 기류’ 확산 속 여당 현역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압박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여권 내 이상기류 속 임명 기로에 놓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야당의 고발 조치에 '환영' 입장을 냈다. 

김 후보자는 10일 배임 의혹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고발 조치에 입장문을 내고 "당당히 수사에 응하겠다. 이제야 진실이 밝혀질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민주당이 저를 고발한 덕에 청문회에서 소명하고자 노력했지만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드러나게 돼 뒤늦게나마 안심이 된다"면서 "고발을 환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 공동창업자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 근무한 것에 대한 정당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면서 "회사에 근무하면 퇴직금을 회사에서 주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임 대표이사도 2년간 근무 후 퇴직할 때 똑같은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불받았다"며 "결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회사 자금을 대신 지불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대표 퇴직 후 본인은 회사 경영과 전략에 도움이 필요했고, 저는 전임 대표와 '위키트리 미디어 운영 및 중기전략'이라는 보고서를 2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는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한 것이었고 관련된 계약서와 보고서도 모두 존재한다"며 "(당시 작성한 보고서는) 실제로 2020년 이후 위키트리가 고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월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고발 카드를 꺼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공동창업한 '소셜뉴스' 지분을 다른 창업자로부터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의 퇴직금 등을 회삿돈으로 지급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배임 혐의로 그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답한 내용 가운데 거짓이 있다고 본 민주당은 위증 관련 고소·고발도 검토 중이다. 

여가위 소속 문정복 의원은 김 후보자가 가상자산 소유 현황에 대해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고 직격했다. 문 의원은 "김 후보자는 '스팀잇코인'(가상자산)으로 재미를 보고서도 청문회장에서 '단 한 번도 코인을 하지 않았다'고 뻔뻔하게 말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사상 초유의 후보자 행방불명 사태를 바로잡을 책임이 국회에 있는데, 여당은 그 책무를 망각한 채 정부에 동조해 인사청문제도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할 일은 인사청문제도 무력화가 아니라 부적격 인사 지명 철회 요구"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부적격 인사지명 철회가 있어야 국회 정상화도, 협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장 퇴장을 '줄행랑'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김행랑 방지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법안은 공직 후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청문회에 불참하거나 중도에 퇴장하면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당 내에서도 이번 사안이 윤 대통령과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는 있다"며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회자가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맞는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판단하리라 생각한다"며 "그분이 그런 정도 판단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 이게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를 본인이 면밀히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여권 인사들이 잇달아 김 후보자 사퇴에 힘을 싣는 등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는 와중에 현역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간단치 않은 상황이 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여가부 폐지'였던 만큼, 장관을 굳이 임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폐지해야 할 부처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차관 대행체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 공세를 '망신주기'라고 비판하며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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