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살아갈 미래 위해”…부산서 ‘엑스포 유치’ 시민선포식

2023. 10.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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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28일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50여 일 앞두고 부산서 시민단체들 모여 선포식
“자녀들 살아갈 미래 위해 꼭 돼야” 학부모도 응원
10일 부산시 연제구 녹음광장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다짐 시민선포식’에서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부산)=박혜원 기자]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 발전을 위해서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지방 인프라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서울에 갈 수밖에 없는데 월세부터 모든 게 부담이에요.”

10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앞 녹음광장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다짐 시민선포식’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한아라(43)씨가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 둘을 두고 있는 한씨는 자녀들을 상경시킬 미래가 벌써부터 막막하다. 한씨는 “부산에 노후된 곳도 많아 지금으로선 성인이 되면 자녀들을 부산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50여 일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부산 엑스포 개최를 염원하는 시민사회의 열망을 전달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에는 박재율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시민위원장을 비롯해 허성회 2030 부산월드엑스포 시민참여연합회장, 김명성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서포터즈 위원장, 김영숙 부산여성NGO(비정부기구)연합회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이밖에 부산 내 시민단체 회원까지 총 3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은 “엑스포 개최 준비됐나”라는 사회자 선창에 “준비됐다”라고 받으며 행사를 시작했다.

박재율 위원장은 엑스포 유치 다짐 발언에서 “개최 선정까지 50여 일이 남은 가운데,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방문을 맞아 부산역에 모였던 5500명의 열기를 다시 쏟아내야 한다. 당시 실사단도 ‘어메이징(Amazing)하다며 부산 시민들이 존경스럽다고 이야기했다”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앞서 지난 4월 4일 부산 시민들은 부산역에 모여 태극기와 BIE 회원국 국기 등을 들고 세계 각국 전통의상 퍼레이드를 통해 BIE 실사단을 환영했다.

이어 김영숙 대표는 “부산 내 여성단체들이 모여 엑스포에 대해 공부하고, 시민들에게 교육시키며 유치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며 “여성의 힘으로 엑스포 개최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연제구 녹음광장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다짐 시민선포식’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혜원 기자

청년·노인 관련 시민단체들도 이날 행사에 자리해 염원을 모았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엑스포는 성장 동력이 절실한 부산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국제적 행사가 될 것”이라며 “엑스포를 계기로 부산을 성장시켜 현재 심각한 문제인 수도권 포화 상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우택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장은 “73만에 이르는 부산시 어르신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각 단체들은 이날 각자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타임캡슐에 담았다. 타임캡슐은 개최지 선정을 10일 앞두고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다시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각 단체들은 ‘부산 is ready’, ‘꿈을 현실로’ 등의 메시지를 적었다. 경성대학교에서 올해로 4년째 유학 중인 네팔 출신 대학생케르파 소남 역시 ‘매력적인 도시 부산에서 2030년 월드엑스포를 개최하자’는 문구를 타임캡슐에 담았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엑스포 개최를 통한 부산시 성장동력 확보에 공감했다. 부산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참여한 정현숙 씨는 “젊은층,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 부산이 세계적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2030 부산 엑스포 개최를 통한 일자리 50만 개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전국적인 고령화에 부산도 매년 2만여 명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도 절박한 마음에서 자발적인 응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으로 인프라가 집중되며 저출산 고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 엑스포 개최를 통해 지방분권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30년 엑스포 개최도시는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BIE 총회에서 5차 프레젠테이션(PT) 직후 179개 회원국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한국(부산),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탈리아(로마) 3개국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심포지엄에 참석해 유치 활동을 펼쳤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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