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개표 해킹 취약` 선관위에 펄쩍…국힘 "총선 `해커 놀이터` 될뻔, 민주주의 위협"

한기호 2023. 10. 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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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KISA 선관위 합동점검 결과발표에 박대출 "가상해킹 결과 충격적"
"무늬만 보안…사전투표 '한 사람, 안 한 사람'도 개표결과값도 바뀔수있어"
선관위 北해킹 점검 거부, 변명 태도에 與 "왜 헌법기관 들먹이나, 안이한 보안의식"
박대출(왼쪽)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재옥 당 원내대표.<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지난 9월22일 검찰이 선거관리위원회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선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당일 중앙·서울·대전·전남·충북 등 5개 선관위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채용 관련 정보를 확보했다.<연합뉴스>
백종욱 국가정보원 제3차장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선관위 사이버 보안점검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국가정보원 제공·연합뉴스>

국가정보원·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두달여 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보안을 합동점검한 결과 북한 등 외부세력에 의한 '투·개표 관리시스템 침투·조작'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10일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취약한 보안을 점검하는 것에 왜 헌법기관을 들먹였나"라며 정치적 저의를 의심했다.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보안점검 거부 이유로 들던 중앙선관위 측은 '해커 대리투표' 등 취약성 논란에 "다수의 내부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하지 않고선 사실상 불가한 시나리오"라며 외부세력이 직접 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선거불복을 조장'하는 발표라고 반감을 드러낸 상황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정원·KISA·선관위 합동 보안점검 발표 계기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의 해킹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한민국의 '선거 블랙박스' 선관위 보안시스템에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한마디로 '뚫으니 뚫리더라'였다. '무늬만 보안' 시스템이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사전투표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고 한다. 사전투표 용지의 무단 인쇄도, 대리투표도, '선상투표' 결과 열람도, 개표 조작도 마찬가지였다"며 "'소쿠리 투표'(코로나19 확진자 투표 당시 논란)에 이어 '뻥뚫어' 보안시스템으로 부정선거 논란을 더 키울까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뜩이나 포털 '다음(카카오)'의 응원클릭(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중 8강전 직후 중국응원 폭주 매크로 조작) 사태를 두고 '제2의 드루킹'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며 "선관위는 '기술적인 문제를 점검한 결과일 뿐'이라고 위험성을 간과하거나 축소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의장은 "지난 2021년 4월 선관위 인터넷PC가 북한 해커조직 '김수키'가 유포한 악성코드에 감염돼 대외비 문건이 유출된 전례가 있었다"며 "내년 4월 총선이 겨우 6개월 남았다. 해킹 세력의 놀이터가 되도록 놔둬선 안 된다"면서 선관위에 국정원과 KISA의 협조 하에 보안재정비를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투표 조작뿐만 아니라 해커가 개표 결과값까지 변경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총체적인 난국"이라며 "제22대 총선을 꼭 6개월여 앞둔 지금 투표 조작에 더해 개표 결과까지 바꿔치기가 가능하단 사실은 충격을 넘어 사실상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 위협"이라고 가세했다.

또 "2년 동안 국정원은 메일과 악성코드 등에 의한 북한 정찰총국의 해킹 공격 사실을 8차례나 선관위에 통보하고 보안점검을 받도록 했으나 선관위가 이를 거절했다"며 "애초에 감염 사실을 통보받은 적 없다고 발뺌하더니, 보안점검 권고엔 헌법기관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침해 논란 등의 이유를 대며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취약한 보안 점검에 왜 헌법기관을 들먹이나. 그때나 지금이나 선관위의 안이한 보안 의식은 한치도 안 변했다"며 "300건 넘는 채용 비리가 적발되며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선관위는 '성역'이란 오만함 속에 갇힌 채 2달여 동안 벌인 합동 보안점검 결과마저 해프닝으로 치부하려는가"라고 따졌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국정원 발표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느니, '단순한 기술 해킹 가능성만 부각했다'며 구구절절 변명만 내놨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려면, 강도 높은 대책, 보안강화 방안 마련부터 먼저 말하는 게 바른 순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몰고 선거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려는 게 아니라면 이번 보안점검결과를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될 때만이 헌법기관으로서 선관위의 진정한 독립성을 보장받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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