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공무원, 산하기관 법카 ‘펑펑’…가스공사 전 사장은 1박에 260만 원 지출

[앵커]

감사원이 한전과 LH, 가스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들을 감사했더니, 방만 경영과 불필요한 예산 낭비 등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하 공기업의 법인카드를 9백 차례나 쓴 산업부 공무원이 적발됐고, 호텔 1박에 260만 원을 지불한 공기업 사장도 있었습니다.

이정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난방공사의 관리, 감독을 맡았던 산업부 공무원 A 씨.

난방공사 직원들을 수족처럼 대하며, 법인카드를 9백 차례에 걸쳐 3천8백만 원어치나 사적으로 썼습니다.

업무와 상관없는 밥값, 술값 결제는 물론 가족이 먹을 명절 한우를 샀고, 자주 가는 식당에 선결제를 해 놓기도 했습니다.

난방공사 직원에게 자녀의 봄, 가을 소풍 도시락을 싸 오게 하거나 자신의 출퇴근 운전 기사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난방공사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측은 법인카드를 회수하지도, 산업부에 항의하지도 않았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이 5성급 호텔, 스위트룸 1박 가격이 우리 돈 260만 원입니다.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4월 출장을 가 이곳에 사흘간 묵었습니다.

가스공사가 2012년부터 사장과 1급 이상 본부장 등의 숙박비에 상한을 두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LH는 고졸 사원을 위한 사내 대학을 운영했는데, 교원 17명 모두 비공개로 채용한 퇴직자였습니다.

주 2~3시간 강의하며 연봉 9천만 원을 받았는데, 2년 전 부동산 투기 사태로 물러난 부사장 등도 포함됐습니다.

마사회 직원 14명은 배우자 명의 주택 등을 숨기고 무주택자만 입주 가능한 사택에 살았는데, 마사회는 지난 2012년 감사에서도, 같은 문제로 98명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홍정상/감사원 공공기관감사 1과장 : "(공기업)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에는 국민의 부담을 야기하는 만큼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서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고…."]

감사원은 문제가 된 산업부 공무원의 파면을 요구한 뒤, 모두 18명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문아미/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박미주/화면 출처:샹그릴라 더 샤드 런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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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