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협상은 없다” vs 하마스 “공습 땐 인질살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귀전 2023. 10.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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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우려 고조
네타냐후 “가자지구 진입 불가피”
지상군 투입 임박… 충돌 중대 고비
하마스, ‘인간방패’ 전술로 맞대응
“민간 공격 때마다 인질1명 처형”
양측 공식 사망자 1600명 넘어
하마스 대원 시신 1500구 발견도
美, 이 지지 속 지상군 파병은 안해
하마스, 북한제 무기 사용 정황도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통한 보복을 예고함에 따라 양측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공격 시 인질 살해를 경고해 대량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해야 한다. 지금은 협상할 수 없다”고 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접경지로 이스라엘군 M-109 자주포가 9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지배 중인 가자지구와 맞닿은 이스라엘 남부 국경 지대로 전개되고 있다. 하마스 공격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이스라엘군의 2014년 이후 첫 가자지구 진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전운이 고조 중이다. 가자·이스라엘 접경=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TV 연설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잔혹 행위는 이슬람국가(ISIS)의 잔혹 행위 이래 보지 못했던 것”이라며 “우리는 문명 세계가 ISIS를 패배시켰던 것과 똑같이 하마스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영국 타임스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휘부에 대한 암살 작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 정치국 간부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과학자를 현지에서 암살하는 등 외국에서도 암살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주택을 공격할 때마다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는 ‘인간 방패’ 전술로 맞섰다. CNN 등 미국 매체는 7일 납치된 이스라엘 민간인 가운데 최소 4명이 억류 중 살해됐다고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이 이스라엘 국기 색깔인 파란색과 흰색 조명으로 밝혀져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위협 이후로도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외려 “가자의 의회와 민간 기관도 이스라엘군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라고 강공 분위기를 한껏 고조했다.

양측 충돌로 사망자가 1600명을 넘어섰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대원 시신 1500구를 발견한 데 이어, 가자지구 공습도 지속하고 있어 희생자 수는 더 늘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7일부터 이날까지 이스라엘 공습으로 77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150명에 이르는 인질은 이스라엘에 딜레마다. 미국인 상당수도 인질 상태다. 태국 당국은 자국민 11명이 인질로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브라질 3명, 멕시코 2명, 네팔·영국 각 1명 등도 실종 상태이며 상당수는 인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이들 희생을 감수하고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하는 대신에 이스라엘이 붙잡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수백 또는 수천명을 교환한다면 하마스에 승리를 안겨 주는 꼴이기에 이스라엘로선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가자지구 시가지가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3국의 휴전 협상 중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는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인다.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이스라엘의 분노와 복수심이 극에 달한 데다, 미국·영국·독일 등 서방 외 러시아·중국 등의 친팔레스타인 성격 국가 국적자를 포함한 외국인 다수가 인질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군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무기 및 군사정보 지원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군 파병에는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지상군을 이스라엘 땅에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1년 ‘11일 전쟁’ 당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인 지원을 제공하면서 한편으론 이 지역 지도자들과 자주 그리고 조용하게 외교적 관여를 했다.

각국 정부는 자국민 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태국, 필리핀 등이 자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 수송기 등을 급파했다. 브라질 당국도 1700여명이 본국 송환을 요청함에 따라 군용기 파견을 검토 중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을 납치해가는 영상에서 북한제 무기로 보이는 로켓이 포착됐다. 워 누아르 X 캡처
한편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워 누아르’라는 군사 전문 블로거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를 찍은 영상에서 “대원 중 한 명은 북한에서 제작된 ‘F-7 고폭 파편 로켓’을 가진 것을 볼 수 있다”고 인터넷을 통해 주장했다고 전했다. F-7은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중동 지역에 많이 수출됐다.

이귀전·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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