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과거 국대 3인방’ 서재덕-박철우-신영석 “비시즌간 대표팀 경기력, 대표팀만의 문제 아냐…모든 배구인들이 반성하고, 최선을 다해야”
남정훈 2023. 10. 10. 18:25
“대표팀 선수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배구 선수 전체, 배구인 전체의 문제죠.”(서재덕)
“어느 누구의 탓이 아닙니다. 국가대표만의 탓도 아니니 모든 선수들이 반성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박철우)
“위기를 발판 삼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더 악착같은 모습으로 팬들게 즐거움을 드리겠다”(신영석)
“어느 누구의 탓이 아닙니다. 국가대표만의 탓도 아니니 모든 선수들이 반성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박철우)
“위기를 발판 삼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더 악착같은 모습으로 팬들게 즐거움을 드리겠다”(신영석)
한국 남자배구는 위기다. 안 그래도 V리그의 패권을 여자배구에게 빼앗긴 상황에서 비시즌간 치러진 국제대회에서도 ‘참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배구팬들과 국민들의 이목이 가장 많이 쏠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예선에서 인도에 패하고,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패하며 일찌감치 메달 가능성이 사라졌고, 7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남자배구 역사상 아시안게임 최악의 성적표였다.
2023~2024 V리그 개막을 코앞에둔 상황이라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은 흥행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리그 내 특급 선수들은 5억을 훌쩍 넘는 ‘귀하신 몸’ 대우를 받으면서도 국제 경쟁력은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10일 경기도 의왕의 한국전력 체육관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력 빅스톰 2023~2024 V리그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표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한국전력 팀 내에서 대표팀 경험이 가장 많은 서재덕과 박철우, 신영석에게 ‘대표팀의 국제대회 경기를 어떻게 봤는지, 그리고 부진한 성적에도 팬들이 V리그와 한국전력 경기를 왜 보러와야 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다소 무거운 질문에 세 선수는 난감해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서재덕은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이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비단 대표팀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배구인 전체의 문제다. 대표팀에 간 선수들이 V리그 내에서 최고 수준에 있는 선수들이기에, 가지 않은 저희들도 똑같이 반성해야 한다”라면서 “어느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이나 배구 기량 등 모든 부분이 향상되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일단 해야하는 것은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항상 반성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재덕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철우도 “(서)재덕이의 말에 동감한다. 어느 누구, 하나의 탓이 아니다. 국가대표만의 탓도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반성하고 V리그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찾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겨울스포츠의 대표로서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을 이어간 신영석도 담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대표팀의 성적을 보면서 시즌 전 V리그 전체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지금 들리는 말로는 아시아쿼터에 외국인 선수까지 3명을 쓴다는 얘기도 있고, 확정이라는 말도 들린다. 거기에서 우리 한국 선수들이 살아남으려면, 증명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저희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팬들도 원하시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많은 배구인들께서 많은 생각을 하셨길 바란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V리그를 왜 보러와야 하는지 말씀드리자면, 위기라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그렇지 않으면 팬분들께서 등을 돌릴 것이라 생각한다. 더 악착같은 모습으로, 더 파이팅하는 모습으로, 지고 있어도 어떻게든 따라잡으려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발판삼아 모든 배구인들이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분위기가 심각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전력 내 NO.1 미들 블로커인 신영석과 비 시즌 간 본격적으로 미들 블로커 연습을 하면서 다가올 시즌엔 전업 미들 블로커로 뛸 최고참이자 주장 박철우 간의 익살스러운 대화도 눈길을 끌었다.
박철우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뛸 땐 미들 블로커가 쉬워보였는데, 해보니 정말 어렵더라. 지금도 배우고 있다. 왼손잡이 미들 블로커로 보고 따라할 선수들이 없어서 더 어렵다. 기존에 미들 블로커로 뛰던 신영석이나 조근호 등 후배들을 보고 배우려고 하고 있다. 제가 미들 블로커 중엔 막내라서요”라고 말했다.
박철우의 이야기를 들은 신영석은 “미들 블로커 수장으로서 막내를 평가하자면, 나이가 많은 게 불만이긴 하다. 열심히 하긴 한 것 같은데, 욕심은 끝이 없다. 기본적인 스텝부터 알려줘야 할까. 손 모양부터 알려줘야 하나 싶기도 했다. ‘막내’ 박철우는 준비가 되어 있더라. (박)철우형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상대팀과 만나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면서도 “아직 우리 막내 미들 블로커가 많이 부족하다. 막내 박철우가 부담을 이긴다면 저를 밀어내진 못하겠지만, 팀내 NO.3 미들 블로커까지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덕담과 자극을 동시에 날렸다.
의왕=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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