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뚫고 웃은 반도체 대장주… `7만전자·13만닉스` 가나

신하연 2023. 10. 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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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0.61% 상승 마감
SK하이닉스 장중 3.24% 뛰어
中공장 관련 불확실성 해소에
실적 반등 가능성도 호재 작용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 연합뉴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여전한데다가 불안정한 중동 정세까지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7만전자'와 '13만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0.61% 상승한 6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4% 급등하기도 했다. 주말과 한글날 연휴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로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에서도 큰 폭 상승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장중 3.24% 뛴 12만4300원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최근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1만9500원에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우선 중국 공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가격이 반등을 시작하며 반도체주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이자 관련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마이크론은 지난 6~8월 매출 40억1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와 영업손실 14억7200만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이지만 시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각각 3%와 19%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9월 반도체 가격 동향 지표인 DXI지수가 상승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19.64%, 57.86%씩 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7.43%)을 훌쩍 웃도는 수익률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3조원, 1조9000억원씩 매수하면서 주가를 견인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5일간 6% 가까이 뛰었다. 지난 7월 28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장중 12만9000원)을 조만간 뛰어넘어 13만원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달 중순 7만원선이 밀린 후 6만원대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반등 랠리에 힘입어 7만전자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동원 KB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면서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돼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은 올해 14조원 영업적자에서 내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이들의 주가 향방을 결정할 재료는 이달 발표될 3분기 잠정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증권가 추정 3분기 매출은 7조9634억원, 영업손실은 1조6733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D램 사업에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사업 부문도 이번 분기 3조~4조원 규모 적자를 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을 감안했을 때 이번 실적 발표가 시장 컨센서스 이하로 나오더라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의 영역에서 저점을 통과하는 가운데,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9배로 역사적 밴드 중간 이하 수준"이라면서 "매크로 우려와 3분기 더딘 실적 회복세에 따른 주가 하락 시 매수 관점으로의 접근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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