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분변 때문에 육교 철판 추락 "이런 변이 있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년 넘게 쌓인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도시철도 육교 철판 구조물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동래구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육교 하부 구조물 전체를 보강해 비둘기가 아예 못 들어가게 막을 계획"이라며 "도심에 모여 있는 비둘기는 주기적으로 모이를 주는 사람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분변을 통해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야생동물로 모이를 주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십수년 오물 쌓여 부식돼 떨어져
한밤중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어
市 민원 年 360건…퇴치 골머리
10년 넘게 쌓인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도시철도 육교 철판 구조물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한 해에 접수되는 비둘기 피해 신고가 360여 건에 달하지만 지자체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없어 골머리를 앓는다.
10일 부산 동래구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15분 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 앞 육교 외장재가 승강기 옆 보도로 추락했다. 다행히 사고가 한밤중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유동 인구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였다면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매일 명륜역을 통해 출퇴근하는 최 모(50대) 씨는 “커다란 철판이 머리 위로 떨어진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동래구가 조사한 결과 오랫동안 쌓인 비둘기 배설물과 흙, 나뭇가지가 시설물을 부식시켜 사고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살펴본 육교 구조물 내부에도 비둘기와 배설물로 추정되는 오물과 깃털이 가득했다. 사고가 난 육교는 2009년 준공됐고, 지난 1·5·8월 시설물 안전 점검을 받아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 점검에서 비둘기가 구조물 내부에까지 있었는지 여부는 파악이 안 됐다.
동래구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육교 하부 구조물 전체를 보강해 비둘기가 아예 못 들어가게 막을 계획”이라며 “도심에 모여 있는 비둘기는 주기적으로 모이를 주는 사람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분변을 통해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야생동물로 모이를 주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둘기로 곤란을 겪는 건 동래구만이 아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전체 비둘기 피해 민원은 365건으로 2021년 301건과 비교해 21% 늘었다. 동래구와 마찬가지로 온천천을 따라 지상에 도시철도가 지나는 금정구도 역 주변에 비둘기 퇴치망을 설치해도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멧돼지처럼 비둘기를 함부로 포획할 수는 없다. 비둘기는 분변과 털이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문화재와 시설물 부식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2009년 환경부 지침에 따라 유해조수로 지정됐다. 다만 극심한 폐해가 있을 때 지자체·시민단체·전문가로 구성된 협의 위원회를 열어야 하는 등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먹이 활동을 하기 쉬운 도심과 가까우면서 자연환경이 잘 조성된 온천천을 따라 비둘기 피해 민원이 잇따른다”며 “차단망이나 기피제를 설치해도 도심 환경에 적응한 비둘기를 막긴 어렵다”고 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