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가격 내리고 또 내리고… 美 휘발유차와 비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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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테슬라는 미국 일반 자동차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여러 번 가격 인하를 단행한 테슬라의 신차 가격이 최근 들어 미국의 휘발유 자동차와 비슷해졌다는 내용이다.
군소 전기차 업체가 많은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 압박을 이겨 내지 못한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마(WM) 자동차가 현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며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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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수익성 포기하고 올인
국내 전기차들도 판매량 부진
LFP 배터리 써 가격 낮추기도
‘이제 테슬라는 미국 일반 자동차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가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올해 여러 번 가격 인하를 단행한 테슬라의 신차 가격이 최근 들어 미국의 휘발유 자동차와 비슷해졌다는 내용이다.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됐던 전기차의 가격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다.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 경고등이 켜진 전기차 수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이다. 수시로 가격을 낮추며 판매량과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초 보급형 세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의 가격을 각각 3만 8990달러(약 5260만원·기본형)와 4만 8490달러(모델Y 롱레인지)로 종전보다 1000달러 이상 낮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델3는 미국 내 자동차 평균값보다 무려 8700달러, 모델Y는 3700달러 저렴한 수준이다. 모델Y가 지난해 9월 평균 가격보다 무려 1만 8900달러 비싸게 팔렸던 점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최근 수요 둔화는 전기차의 대중화로 확산세가 더뎌진 탓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지만, 당장은 반등의 계기가 없어 자동차 회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판매량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올 3분기에도 43만 5059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판매량이 27% 늘어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다. 리비안·루시드모터스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가격 인하는 물론 일부 감원에도 나서며 수익성 방어에 힘쓰고 있다. 군소 전기차 업체가 많은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 압박을 이겨 내지 못한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마(WM) 자동차가 현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며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전기차 판매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업체들 사이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아가 올해 야심 차게 내놨던 대형 전기차 ‘EV9’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4개월간 고작 4136대 팔리는 데 그쳤다. 테슬라처럼 유연한 가격 정책을 펼치기 부담스러운 국내 기업들은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중국 비야디(BYD)의 각형 LFP 배터리를 탑재해 KG모빌리티가 최근 출시한 ‘토레스EVX’가 대표적이다. 소형 전기차 ‘레이EV’에 LFP 배터리를 장착한 기아는 조만간 준중형차급의 전기차 ‘EV5’도 공개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조만간 출시될 보급형 경형 전기차 ‘캐스퍼EV’에도 LFP 배터리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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