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채권 '덤덤'… 중동악재·개미매도 겹친 증시는 '울상' [중동전쟁 '충격파'에 엇갈린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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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렸다.
환율과 채권시장은 해외 악재를 차분하게 소화한 반면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40p 넘게 하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0원 하락한 달러당 1349.5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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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분 반납하고 하락 마감.. 고·저점 격차 45.66p 급등락 겪어
코스닥 7개월만에 800선 무너져
다만 전쟁 리스크의 직접적 영향보다는 그동안 주식을 매수하던 개인이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리·채권시장 '안도'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0원 하락한 달러당 134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에는 5.6원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1350원 선까지 상승 반전했으나 장 막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반응이 제한적이지만 일단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면서 "과거처럼 중동지역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채권금리도 큰 폭의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1.8bp(1bp=0.01%p) 내린 3.997%, 5년물은 1.8bp 내린 4.087%에 각각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의 금리 및 환율 변동요인은 크진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에는 지정학적 요소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며 "연준 고위급 인사들은 비둘기적(금리동결) 의견을 내쳤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인상 압력은 있겠지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물가는 잡혀가는 추세"라며 "10월 금통위도 동결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고점 대비 46p 하락 '당혹'
환율·채권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은 오전과 오후의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미국 증시가 전쟁 리스크에도 상승했다는 소식에 오전 한때 코스피지수는 1.64% 오른 2448.24를 기록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됐고, 장 후반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26% 내린 2402.5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고점과 저점의 격차가 45.66p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대거 하락하면서 지난 3월 이후 7개월여 만에 800 선이 무너졌다.
극심한 변동성에 전문가들도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 증시와 홍콩 증시가 강세를 보였는데 국내 증시만 하락할 별다른 악재가 없었다는 게 공통적 설명이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슈라기보다는 매수 주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차전지가 빠지면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 상황"이라며 "그동안 주식을 매수해왔던 개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나란히 순매도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에서는 3771억원어치를 팔아 9월 18일 이후 지속해온 매수 랠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 연구원은 "개인들의 불안한 투자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며 "코스닥의 낙폭이 컸는데 수출기업 중심의 코스피보다는 상승 기대가 약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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