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년간 징계 40%가 ‘성비위’…군기 빠진 기재부

열차 ‘신체노출’ 국장급 대기 발령
총 11건 처분 중 2건은 고위 직원
만취 사무관, 신체접촉 직위 해제
“성폭력 예방 교육 현실화 논의를”

최근 4년간 기획재정부 소속 직원이 받은 징계 중 약 40%가 성비위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에도 국장급 직원이 성 관련 사고로 대기발령 조치가 이뤄지는 등 성비위에 대한 실질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소속(기재부) 직원에 대한 징계처분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11건의 징계가 이뤄졌다. 2022년에 5건, 2021년 2건, 2020년 1건, 2019년 3건이며 이 가운데 2건은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이 징계 대상이었다.

특히 11건의 징계 가운데 4건은 성비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징계 대상 행위로는 강제적인 신체접촉, 부하직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 일방적인 호감 표현 등이 있었다.

이 중 강제적인 신체접촉을 했던 5급 사무관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다. 2021년에 세종시 나성동에서 만취 상태로 행인과 신체접촉을 해 직위 해제를 당했던 사무관으로 추정된다. 현재 해당 사무관은 기재부의 해임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중이다.  

부하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고위공무원과 일방적인 호감표현을 한 5급 사무관은 정직 1개월, 기타 성비위를 저지른 5급 사무관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내 위치한 기획재정부 전경. 뉴시스

아직 심의가 진행 중이라 징계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올해에도 성관련 범죄가 벌어졌다. 지난 8월 술에 취한 기재부 소속 국장급 직원이 고속열차 안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의해 체포된 것이다. 해당 공무원은 공연음란 혐의로 대전지검에 송치된 후 기재부로부터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징계를 기다리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크고 작은 성비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내에서 현실적인 성범죄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내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의무화되며 모두가 관련 교육을 받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시간만 채우거나 상급자의 경우는 그마저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 방식을 현실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던 교육 방식을 직업과 직급에 맞게 세분화해야 각종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방법을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오전 출근길 음주운전을 한 5급 사무관에게 정직 1개월, 직장 내 괴롭힘의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6급 주무관에게 정직 3개월, 가해자를 옹호해 2차 가해가 인정된 4급 서기관에게는 견책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