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우윳값 올랐네”…밀크플레이션에 편의점 찾는 소비자들
편의점에는 인상분 반영 아직 안 돼
식음료 업계 전반이 영향받을 수도
10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달 1~9일 편의점 CU의 우유 PB(자체 브랜드)상품 매출은 한 달 전보다 48.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NB(일반 제조사)제품 매출은 1.9%, 우유 전체 매출은 5.0% 늘어나는 등 한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PB상품의 선호 현상은 대형마트에서 NB제품의 가격이 순차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이달 1일부터 본격화했다. 편의점 출고분의 가격이 오르는 건 내달 1일부터지만, 이미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자 NB제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CU가 흰우유 카테고리에서 현재 판매 중인 PB상품은 ‘HEYROO 흰우유 1ℓ’와 ‘HEYROO 우유득템 1.8ℓ’ 두 품목이다. 이들 제품이 지난달 전체 흰 우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였으나, 이달 들어 벌써 8.2%까지 성장했다고 BGF리테일은 설명했다.
흰 우유뿐만이 아니다. 가공유 매출에서도 비슷한 동향이 나타나는데 전월보다 NB가공유의 매출이 0.8% 오를 때 PB가공유 매출은 9.6%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 가격으로 비교해보면 PB상품이 40% 더 저렴한 까닭이다.
편의점 우유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낙농진흥회 결정에 따라 인상된 가격이 편의점에는 내달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가 부담 완화 차원에서 유통 채널별 적용 시기를 달리한 까닭이다.
현재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우유의 경우, 음용유용 원유 가격이 ℓ당 1084원, 가공유용 원유 가격이 ℓ당 887원에 책정되어 있다. 전년보다 각각 88원, 87원 오른 수준이지만, 여기에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기업들의 인상분이 또 더해지면서 소비자가격이 조정되고 있다.
또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공급가 조정 여력이 없는 협력사들의 부담을 덜고자 CU가 자체적으로 마진을 축소한 것도 소비자가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가격경쟁력이 소비자 몰이에 성공한 셈이 됐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당장은 편의점 PB상품을 구매하거나 ‘1+1(원플러스원)’, ‘2+1(투플러스원)’ 등 행사 상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끝내 지출 부담이 커지는 건 막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일부 나온다.
원윳값에 이어 매일유업이 지난 6일부터 대형마트와 할인점 등에서 생크림 제품 출고가를 5~9% 인상한 데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인상가를 적용할 예정이어서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 등 타 기업들도 생크림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이를 활용하는 음료, 빵, 케이크 제작 업체도 소비자가격 인상을 고려하게 될 공산이 크다. 원유 가격 인상에서 비롯한 밀크플레이션이 식음료 제조사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도 확대될 수 있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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