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비상'…실수요자 보험사로 이동 조짐

오정인 기자 2023. 10.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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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억제 방안 논의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실수요자들이 은행과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일부 보험사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천294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조5천174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8천591억원 늘었는데,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당시 주담대 변동·고정금리가 3~4%대로 지금보다 많게는 3%p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증가세는 이례적입니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열고 대출 추이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험사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담대 실수요가 보험업계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주담대를 취급하는 보험사는 모두 11곳입니다. 

대형보험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4.09~6.55%로 최저금리가 가장 낮습니다. 이밖에 삼성생명 4.47~5.77%, 교보생명 4.87~6.17%, 현대해상 5.35~5.95% 등으로 금리 구간은 4.09~6.55% 사이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1금융인 시중은행에 비해 최고금리는 높은 편이지만 일부 은행에 비하면 최저금리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대 은행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 3.91~5.45%, 신한은행 4.21~5.41%, 하나은행 5.15~6.35%, 우리은행 4.35~6.74%, NH농협은행 3.85~6.50%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화재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신한·하나·우리은행보다 낮고, 삼성·교보생명의 최저금리는 하나은행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는 우리은행보다, 삼성·교보생명과 현대해상은 하나·우리·농협은행보다 낮습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가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은행권에선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을 고려해 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가계대출 억제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향후 은행권 주담대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보험사의 주담대는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상황인 데다, 대출 가능 한도가 은행보다 큰 만큼 실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은행(40%)보다 더 높은 50%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보험사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보험사의 주담대 규모는 은행에 비해 매우 작지만, 향후 풍선효과 등이 커질 경우 감독당국의 관리 및 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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