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마약" 3차례 허위신고… 경찰 출동하자 30km 줄행랑

경찰, 40여 분 추격 끝에 50대 A씨 검거
음주 아니고 마약도 미검출… 횡설수설
경찰 허위신고 및 도주 경위 등 조사 중

마약 신고 후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한 A씨. A씨는 40여 분간 30km를 도주하다 경찰차가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동영상 캡처

유명 연예인이 마약을 한다고 허위 신고한 50대 남성이 경찰이 출동하자 30km 넘게 도주했다가 40여 분간 이어진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검거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었으며, 간이 검사에서 마약도 검출되지 않았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50대 중반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A씨는 이날 0시 50분쯤 의정부시 민락동 한 거리에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현장을 목격했다”고 112에 처음 신고했다. 15분 뒤인 오전 1시 5분쯤 양주시 회암동에서, 다시 45분 뒤인 오전 1시 50분쯤 포천시 신북면에서 또 “마약 총책을 신고한다”고 3차례에 걸쳐 112에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받고 오전 2시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 차량을 발견, 하차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불응하고 순찰차를 들이받은 뒤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곧바로 추격에 나서 오전 2시 43분쯤 경기 남양주시 한 도로에서 A씨를 붙잡았다. 도주 거리만 30km, 40여 분 가까이 이어진 추격전은 경찰이 역주행하던 A씨의 차량을 들이 받고서야 종료됐다. A씨가 도주 과정에서 과속과 역주행을 반복하는 바람에 순찰차 6대와 일반 시민 차량 1대 등 7대가 파손됐고, 출동 경찰관 11명과 시민 1명이 다쳤다.

검거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또 A씨가 신고한 휴대폰과 운전한 차량 모두 본인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횡설수설하고 있어 경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신고한 내용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별도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마약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며, 마약 허위신고 경위와 도주 배경, 과거 정신병력 유무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