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 10년 넘게 속였다···'734억 편취' 대형증권사 PB 구속기소

10여년간 734억원 수취
허위 잔고로 수익 내는 것처럼 속여
PB 신뢰한 피해자들 손해액 111억원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연합뉴스

[서울경제]

펀드 수익을 내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10여년간 730억여원을 받아낸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10일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미래에셋증권 PB인 A(5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피해자 17명에게 수익률 10%가 보장되는 비과세 펀드라고 속여 가입을 유도한 뒤 투자 손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잔고 현황을 제공해 총 734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현재 잔고와 수익금 등 수수 금액을 차감하면 총 피해액은 1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들이 PB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점을 악용해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자산 현황을 부풀린 허위 문서를 제공하고 피해자들의 고객정보에 가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이들이 실제 자산현황을 전달받는 것을 막았다.

또한 A씨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투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출금 요청서를 위조해 피해자들의 계좌에서 143회에 걸쳐 230억원을 이체·인출한 뒤 허위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몰래 주식을 매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피해자 명의의 주식주문표를 위조해 7105회나 주식을 임의 매매해 수수료 37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일부 피해자의 계좌에서 임의로 3억 3500만원을 인출해 사적 용도로 쓰는 등 A씨는 피해자들이 직접 펀드수익률을 확인하지 않는 사이 이들의 금융자산을 마음대로 주물렀다.

이에 검찰은 "유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자산 현황을 수시로 직접 점검하고, PB에게 집중된 권한이 감시·견제되도록 금융사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불법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 등과 관련 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