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 골딘 교수 “韓 저출산, 기업 문화가 세대 변화 따라잡지 못해”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한국의 기업 문화가 세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현지시각) 메사추세츠주 하버드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일·가정 균형이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한국의 출산율이 (지난해 1분기) 0.86명인 것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골딘 교수는 ”20세기 후반 한국만큼 빠른 경제 변화를 겪은 나라도 드물고, 한 도시에 집중된 나라로 변모한 나라도 드물다”면서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제언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가 얽혀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나이든 사람들, 특히 딸보다는 아들의 마음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을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 세대 남성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이어 “경제학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바꾸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며 “경제는 사람에 관한 것이고, 불평등에 관한 것이고, 여성 노동력, 행복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골딘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경제사와 일과 과정’에 관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남녀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의 성 불평등 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논증한 공로를 인정바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특히 노동시장 내 성별격차 핵심 동인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골딘 교수는 하버드 경제학과에서 종신 교수를 확보한 첫 번째 여성이기도 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여성으로는 세번째이며, 단독 수상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