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 막자고 해놓고선…엉뚱 시점에 적용되는 한심한 ‘이 제도’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10.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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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부실시공 방지대책인 설계안전성 검토 제도(DFS)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10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와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3년간 LH가 발주한 건설공사 95건(5조5998억원) 중 DFS를 적용한 공사는 86건에 달했다.

DFS를 실시한 공사 중 설계가 변경되거나 공사비가 증액된 공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광주선운2 A-2BL 등 최근 철근누락 부실시공 사실이 확인된 단지들도 모두 DFS를 실시한 현장들이었다. 사실상 DFS가 무의미했다는 의미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75조의 2에 의거하면 실시설계를 할 때 DFS를 국토안전관리원에 의뢰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DFS가 적용되는 시점은 이미 실시설계가 완료된 이후다. 실시설계가 끝난 뒤에는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저감대책을 내놔도 반영이 어렵다. 건설비가 늘어나고 공사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설기술진흥법 제91조에 따라 DFS를 미실시할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지만 반영여부는 시공사의 선택사항으로 강제력이 없다는 허점이 있다.

조 의원은 “미국은 기본설계부터 30%, 60%, 90% 총 4회에 걸쳐서 설계안전성을 검토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설계안전 전담 코디네이터가 주도해 발주자, 설계자, 건축사, 시공자를 관리하면서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전체 설계에 관여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부실시공을 막을 좋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카르텔 변죽만 울리며 국민들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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