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무소속 출마"…美대선 제3지대 뜬다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0.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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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K 조카 케네디 주니어
민주당 경선 불참하기로
"바이든도 트럼프도 싫다"
美유권자들 양당정치 피로
대안세력 원하는 목소리 커
3자 대선땐 10% 득표 예상

"조 바이든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싫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마음에 안 든다. 새로운 인물, 제3의 정당은 없나."

미국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 마음은 싸늘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우외환으로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일찌감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양자 대결을 점쳤던 언론과 정치권에서도 최근 '제3후보' '제3정당'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나온다.

민주당 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내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본격 선언하면서 제3후보가 대선에 불러일으킬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명문가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려던 계획을 접고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양당 유력 주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를 두고 여론의 불만이 커지면서 케네디 주니어 외에 제3후보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진보적 신학자이자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유니언신학대 교수는 최근 소속 정당인 녹색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 정치단체인 '노 레이블스'도 내년 4월 독자적으로 대선 후보를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후보로는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조 맨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양당 후보에 대해 실망한 유권자들이 제3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의 호감도가 낮아 투표자 중 6%가량이 제3당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반면 2020년 대선에서는 제3당 투표 비중이 1.8%에 불과했다.

양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기성 정치에 실망한 양당 지지자들이 제3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제3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1년 전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3년 첫 설문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제3후보가 선거에서 실제 당선될 가능성은 낮지만 판세를 결정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돼 양당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제3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 레이블스는 중도 성향 유권자를, 웨스트 교수는 진보 성향 유권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일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노 레이블스를 이끄는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에 대해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민주적 권리가 있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이라면서 "그도 그것을 알고 있으며, 나는 그의 정치적 결정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극우층의 표 분산 효과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반대에 앞장서고 우크라이나 개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공화당에서도 적지 않은 호감을 얻으며 공화당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원이 제3당 출현을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갤럽 조사 결과 공화당원 중 58%가 양당이 실망스러우며 제3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원 중에서는 46%가 제3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1년간 상승폭도 6%포인트에 그쳤다.

특히 케네디 주니어는 무소속 후보로 역사상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3자 구도에서 양측 지지층을 고루 흡수하며 10%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성향 여론조사업체 에셜론인사이트 조사에서 그는 민주당원 13%, 공화당원 9%, 무당파 유권자 23%의 지지를 받으며 바이든 대통령 지지표를 더 많이 가져갔다. 반면 지난주 발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조사에서는 민주당원 9%, 공화당원 13%, 무당파 유권자 24%의 지지를 얻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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