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의 시인 김남조 별세
신앙과 궁극적 사랑 담아내
'겨울 바다'를 쓴 김남조 시인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1927년 대구 출생인 김 시인은 1948년 서울대 재학 중 연합신문에 시 '잔상(殘像)', 서울대 시보에 '성수(星宿)'를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고교 국어교사, 대학 문학강사로 출강하다 1958년부터 숙명여대에서 후학을 가르치면서 한국 대표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 '목숨'은 1953년 출간된 고인의 첫 시집 표제작으로, '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문장으로 열리는 시다. 생명과 죽음, 그리고 신산한 세상을 관조하는데, 그는 생(生)을 기점으로 신앙심과 윤리의식, 그리고 궁극적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를 써 왔다.
특히 1980년대생들은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됐던 고인의 대표시 '겨울 바다'를 모를 리 없다. '겨울 바다에 가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란 문장으로 열리는 이 시는 학생들이 암기할 정도로 모의고사에도 자주 출제됐다.
고인은 가톨릭문인회장, 한국시인협회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고인의 남편은 광화문 충무공 이순신 동상을 만들었고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냈던 조각가 고(故) 김세중 전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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