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윤계상 "허당 유괴범 변신하려고 액션도 멋 없이"

황재하 2023. 10.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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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 시청률에 절망했다가 안도…후반부 '포텐' 터질 것"
드라마 '유괴의 날' 배우 윤계상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사실 액션 장면이 대본에는 멋있게 쓰여 있는데, 명준이하고는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많이 수정했어요. 허당기가 있게, 액션 장면도 멋지지 않고 우연히 이긴 것처럼요."

그룹 GOD 소속 가수이자 배우인 윤계상은 매주 수·목요일 방송 중인 ENA 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을 연기했다.

가난한 명준은 백혈병에 걸린 딸 희애의 치료비를 내지 못해 근심하는데, 3년 전 집을 나간 아내 서혜은(김신록 분)이 나타나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부잣집 딸아이를 납치해 돈을 받아내라고 권한다.

명준은 혜은이 알려준 부잣집 주소를 향하는데, 마침 자신이 납치하려던 열한 살짜리 여자아이 최로희(유나)가 명준의 자동차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이에 명준이 로희를 데려오면서 '유괴의 날'이 시작한다.

윤계상은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설명했다.

드라마 '유괴의 날' 배우 윤계상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총 12부작인 '유괴의 날'은 반전을 거듭하는 빠른 전개를 선보이며 현재 7회까지 방송됐다.

명준이 데려온 로희는 자신의 이름을 포함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이에 명준은 로희에게 자신이 유괴범이라고 알리는 대신 아버지라고 거짓말한다.

이후 명준은 애초 목적대로 로희의 몸값을 요구하려고 로희 부모에게 전화하는데 딸을 잃은 부모답지 않게 아무리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고민 끝에 로희 부모의 집을 향하는 명준은 이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 속에 로희는 조금씩 기억을 되찾고, 평범한 어린아이가 아닌 지능지수(IQ)가 매우 높은 천재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로희는 자신을 유괴했으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명준에게 의지해 부모를 살해한 것이 누군지 밝혀내려 하고, 순박하고 단순한 명준은 로희를 지켜주기로 약속한다.

윤계상은 "분명 이야기의 시작은 범죄이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을 향한 호감도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난스럽고 순박한 모습을 계속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유괴의 날' 배우 윤계상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계상의 말처럼 드라마 속 명준은 비록 돈을 목적으로 어린아이를 납치했으나 로희를 위험에서 구하고, 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도 보인다.

늘 찌푸린 얼굴에 짜증 섞인 말투를 쓰던 로희는 명준과 지내면서 차츰 웃는 횟수가 많아진다.

윤계상은 로희를 연기한 배우 유나를 두고 "적극적이고, 의욕적이고, 흡수하는 게 정말 빠르다"며 "지금껏 경험한 제 상대 배우 중에 가장 순수하고 제 얘기를 잘 들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드라마 컨셉에 맞게 밝은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는데, 그 방법은 '케미'(호흡)에 있다고 생각했다. 로희와 명준이 같이 있는 모습이 행복하고 즐겁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준과 로희가 함께 나온 장면은 대부분 대본보다 한 발짝 더 나가는 애드리브였다"며 "효자손으로 때리는 장면, 명준이 유괴범인 걸 알게 된 로희가 도망가는 장면이 모두 애드리브"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유괴의 날' 배우 윤계상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배우들의 호흡과 캐릭터 분석에 힘입어서인지 '유괴의 날'은 초반 1%대였던 시청률이 최근 4%까지 치솟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첫 방송은 시청률 1.8%에 그쳤으나 이달 5일 방송분은 4.0%를 기록했다.

윤계상은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연기를 시작해 매년 한두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작 배우로 활동해왔다.

'발레교습소'로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고, 영화 '범죄도시'(2017)에선 장첸 역할로 연기 호평과 688만 관객 동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처럼 많은 경력을 쌓았음에도 윤계상은 '유괴의 날' 초기 낮은 시청률을 보며 조마조마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첫 주에는 절망감에 너무 힘들었다"며 "시청률이 높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드라마 후반부에는 정말 엄청난 내용들이 남아있다. 후반부에 '포텐'(잠재력)이 터지는데, 그 부분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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