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뚫은 美 IPO, 韓기업 줄줄이 잰걸음
네이버웹툰·야놀자 등도 대기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 이후 주춤했던 한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이르면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는 자사가 보유한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 '본촌'의 지분 매각에 준해 미국 시장 상장 방안도 고려하는 중이다. 현재 본촌은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전 세계에 400여 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120곳 이상의 매장이 미국에 있는 만큼, 미국 IPO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6월 한국식 바비큐 체인인 '젠코리안BBQ'가 나스닥에 IPO를 성공하며 현지에서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상장 후 15달러로 출발한 주가가 현재 12달러 수준으로 다소 내려갔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시가총액은 3억5800만달러(약 4825억원) 수준이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본촌은 미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했고, 미국에서 한국식 패스트푸드가 조명받고 있다는 점은 미국 내 IPO를 통한 회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콘텐츠, 테크, 제조업 등 다방면의 기업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 입성을 겨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내년 중 상장할 수 있게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큰손'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도 내년 상반기께부터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놀자가 지난 5월 글로벌 여행 솔루션 기업 '고글로벌트래블(GGT)'을 인수했을 때, 나스닥이 뉴욕 빌딩 외부 전광판에 축전을 내보내면서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야놀자는 올해 구체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의 나스닥 상장 흥행으로 주목받은 소프트뱅크와 함께 또 한 번의 나스닥 상장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대기업이 소유한 해외 계열사의 상장도 이른 시일 안에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LS그룹이 2008년 인수한 북미 최대 전선업체 '슈페리어에식스(SPSX)'도 미국 나스닥에 일부 사업부의 상장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LS그룹은 슈페리어에식스의 통신케이블 사업 부문을 떼어내고,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 SKS크레딧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향후 통신케이블 부문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KCC가 2019년 인수한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MPM)'도 미국 시장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위 실리콘 제조사인 MPM은 IPO를 할 경우 기업가치가 45억달러(약 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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