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원희룡, 올해 국감장서는 왜 목소리 작아졌나
野 "방탄용 B/C 조작" VS 與 "정쟁 그만…文정부 통계조작 의혹부터 해명"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 교통량 관련)이 분석값을 제시한 분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는 걸로 안다. 작성한 사람이 이따 나오니 충분히 물어보시라."(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양평고속도로) 일타강사까지 하시지 않으셨냐. 이게(국토부의 대안노선 B/C 분석결과가 담긴 보도자료) 용역사 보도자료냐"(이소영 의원)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대안 및 원안 노선의 경제성 관련 자료제출과 증인 선택, 사실 관계 등과 관련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날 유독 목소리가 작아진 채 답변하는 원 장관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잦았다.
국감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은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 결과가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양평고속도로에 대해 '정쟁용 공세'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전 정권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에 집중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국감을 사흘 앞두고 B/C를 발표한 건 국회를 무시하고 국감을 방해한 것"이라며 "용역 과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왜곡과 조작이 포함된 엉터리 조사"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방탄 국감용 B/C'라는 개념이 국토위에서 탄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소영 의원은 "강상면으로 종점을 바꾸면 교통량이 6000대 늘어난다고 돼 있는데, 양평에 3기 신도시라도 생기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교통량 추정은 전문적 영역이다. 기계적으로 하는 것을 장관이 어떻게 답을 하겠나. 그런 것을 감안해서 질의해달라"며 원 장관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 역시 "B/C 결과를 민주당 입장에서만 재해석해 왜곡·조작이라고 한다"며 "민생 현안이 많은데도 오로지 정쟁으로 이끄는 양평 고속도로만 문제삼는다"고 지적했다.
서범수 의원도 "야당이 B/C 분석을 내놓으라고 해서 내놨더니 국감 대비용 방탄 B/C라고 한다"며 "오후에 증인들이 나오니 증인들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제삼자 검증기관에 맡기면 될 일을 정쟁화한다"고 힐난했다.
오후에도 양평고속도로 관련 안건으로 국감이 재개됐다. 오전 국감에 앞서 국토부 측에 양평고속도로 대안노선 관련 로데이터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한준호 의원은 "로데이터를 달라고 했더니 내일 주겠다고 한다. 조작을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로데이터 그대로 달라"고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은 애초 서울-춘천고속도로 교통정책 해소가 이 사업의 목적인데 올해 갑자기 대안노선이 나왔는지 여부와 해당 용역사의 허위 기술사 등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지만, 이에 원 장관은 "(B/C 분석자료를 낸 후) 의혹이 많이 해소가 된 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의원들과는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의당 측에서는 10월 5일 국토부가 내놓은 B/C 분석결과에 대해 김건희 여사 일가와의 이해 충돌 문제를 해소해야한다고 지적했다. B/C 분석자료를 자세히 검토했다고 밝힌 심상정 의원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제성 분석은 거짓 부풀리기이고, 외곡·은폐로 급조된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 하면 된다'는 말의 줄임말) 분석"이라며 "결국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감수하면서까지 강상면 노선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자료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야당의 양평고속도로 집중공세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꺼내들며 반격했다.
서일준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한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비판과 비난의 화살이 두려워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하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김학용 의원은 장하성·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 전 정부 인사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후에는 홍기원 의원이 "민간통계인 KB 통계는 옳고 부동산원 통계는 틀렸다는 전제로 한 주장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집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KB 통계가 부동산원 통계보다 실거래 가격을 덜 반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원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오전 시간 마무리 전 한준호 의원은 "오전 내내 답변 태도가 너무 불성실하다. 이래서 국감을 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원 장관의 목소리가 안들리니 마이크 가까이 대고 답변해 달라고 여러번 요청했던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이 "오늘 유독 의자 뒤로 몸을 젖히고 앉아서 목소리가 작게 들린다"고 하자, 원 장관은 "허리가 불편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장관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국토부는 등받이 등을 준비해달라"며 "오후에는 성실하게 답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소영 의원으로부터 원 장관의 불성실 답변 태도에 항의가 들어오자 김민기 국토위 위원장은 "답변하실 수 있는것에 대한 포괄적 답변은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는 그렇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원 장관은 위원장을 향해 "제 편도 좀 들어주세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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