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감 첫날 무한 충돌, 볼썽사나운 국회의 꽃

2023. 10.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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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민생 국감, 정책 국감에 대한 기대는 단 하루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여야는 국감 첫날인 10일 곳곳에서 무한 충돌을 벌였고, 일부 상임위는 정쟁으로 얼룩졌다.

국감은 행정부처의 수장을 불러 놓고 국정 현안 전반을 묻는 자리로 흔히 '국회의 꽃'이라고 부른다.

국회는 하루빨리 소모적인 정쟁을 접고 정책 국감, 민생 국감에 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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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질의에 답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민생 국감, 정책 국감에 대한 기대는 단 하루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여야는 국감 첫날인 10일 곳곳에서 무한 충돌을 벌였고, 일부 상임위는 정쟁으로 얼룩졌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네 탓 공방과 고성이 오가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국정 전반을 살피고 민생 현안을 챙겨야 할 국회의원의 직무를 망각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국회 국방위와 행정안전위에 대한 국감은 인사청문회 시간으로 회귀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국방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원식 국방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문구를 부착한 노트북을 들고 나왔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회의 불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파행을 겪었다. 행안위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고, 여당 의원들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다른 상임위의 국감 풍경도 대동소이했다.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30여 년 만에 벌어진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두고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에 대해 민주당에 그 책임을 물었고, 민주당은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법무부와 한동훈 법무장관을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국토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감사에서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및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등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감은 행정부처의 수장을 불러 놓고 국정 현안 전반을 묻는 자리로 흔히 '국회의 꽃'이라고 부른다. 송곳 같은 질문으로 장관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고, 민생 현안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제대로 공부한 의원과 그렇지 못한 의원을 구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감 현장이다.

그런데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개운치가 않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민생보다는 주도권 다툼에 매몰돼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인지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안을 놓고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러니 국감 첫날부터 '최악의 국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하루빨리 소모적인 정쟁을 접고 정책 국감, 민생 국감에 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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