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복수극 '발레리나' 전종서 "이렇게 몸 많이 쓴 건 처음"
"지금까진 강렬하고 자극적…앞으론 다른 모습 보여줄 것"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넷플릭스가 지난 6일 공개한 이충현 감독의 신작 '발레리나'는 온라인 성 착취 범죄에 대한 복수를 그린 액션 영화다.
'발레리나'의 복수극은 개연성을 살리기보다는 처절하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판타지에 가깝다.
이 영화의 주인공 옥주(전종서 분)는 중학교 동창 민희(박유림)를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누지만, 성 착취 범죄를 당한 민희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무자비한 복수에 나선다. 옥주는 경호원 출신이고, 민희는 발레리나다.
전종서는 이 영화의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역동적인 액션을 펼친다. 맨몸 격투뿐 아니라 단도와 권총에 화염 방사기까지 쓴다.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종서는 "정신없이 땀 흘리며 찍을 땐 몰랐는데, 몸을 이렇게까지 쓰면서 찍은 작품은 '발레리나'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운동을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도 "촬영할 때 너무 체력을 많이 써 운동도 못 했다"며 웃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몇 달 전부터 합숙하면서 무술 연습을 했다는 전종서는 "무술팀과 동고동락하면서 땀 내고 하다 보니 그런 호흡의 재미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발레리나'는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인 느낌을 준다. 관객은 한 편의 긴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충현 감독도 관객에게 "공연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연출 의도라고 밝힌 바 있다.
전종서는 이 영화의 첫 장면을 예로 들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게 '발레리나'의 스타일이자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전종서는 대사보다는 주로 액션과 표정 연기로 캐릭터를 표현한다.
그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성 착취 범죄와 같은) 그런 일을 겪고 사라졌다는 데 대해 감정적 접근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옥주와 민희의 우정이 동성애로도 보이는 데 대해선 "'퀴어'의 관계는 아니다"라며 "여성들의 우정은 복잡미묘한 면이 있다. 여성 관객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등장인물의 전사(前事)에 관한 설명도 거의 없다.
전종서는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왜 설명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발레리나'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발레리나'엔 원로배우 김영옥과 주현이 깜짝 등장한다. 숨돌릴 틈 없는 액션의 간주곡과 같은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전종서는 "주현 선생님은 (한 작품에 출연한 게) 이번이 처음인데 함께 연기하면서 너무 재밌었다"며 "대본에 없는 대사도 많이 하셨는데, 너무 상황에 잘 맞아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버닝'(2018)으로 데뷔한 전종서는 '콜'(2020), '연애 빠진 로맨스'(2021),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2023) 등에서 개성적인 연기로 주목받았다.
전종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계산하지 않는 스타일인 것 같다.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연기를 못 한다"며 "(미리 생각해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현장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진 ('발레리나'처럼) 강렬하고 자극적인 걸 좋아했다"며 "분노인지 에너지인지는 모르겠는데, 몇 년 동안 스스로 폭발시키고 싶은 게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도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취향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며 다음 작품인 TV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에 관해 "동네 어딘가에서 나올 법한 평범한 여자아이"라고 소개했다.
전종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찾아 뵙고 싶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관객과 만나는) 창구도 다양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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