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둘로 늘어난 전선, 시험대 오른 바이든 외교정책

이용성 기자 2023. 10.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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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미국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런데 사우디와 함께 미국의 중동 정책의 양대 축을 이루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당하면서 안정적 대외 관계를 정권의 성과로 내세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은 난관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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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미국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 자체가 큰 도전에 직면한 것은 물론,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전선’이 2개(우크라이나와 중동)로 늘어남으로써 내년 11월 재선 도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있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2년 전 아프간에서의 철군과 함께 완전히 끝낸 것을 전후해 아랍권에 대한 직접 개입 대신 ‘외교적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 중동의 맹방인 이스라엘의 대(對)주변국 관계 개선을 주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미국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서는 중동의 최대 반미 세력인 이란과, 미국이 빠져나간 중동에서 점점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사우디와 함께 미국의 중동 정책의 양대 축을 이루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당하면서 안정적 대외 관계를 정권의 성과로 내세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은 난관에 봉착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중동 외교의 양대 축을 담당했다. 사우디와 미국은 석유 자원의 원활한 수급이라는 목적으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지원에도 이번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으로 240억 달러(약 32조 원)를 요청했지만 하원의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통과된 45일짜리 임시예산에 우크라이나 지원액을 반영하지 못했다. 더욱이 임시예산안 의회 통과를 주도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소수 강경 우파들의 해임 결의 추진으로 낙마하면서 차기 하원의장 선출 등 대우크라이나 지원의 열쇠를 쥔 하원이 언제 정상화할지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스라엘 여성이 지난 7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아이를 안고 대피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맹방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규정한 이번 무력충돌로 인해 미국이 대이스라엘 지원을 급격히 늘려야 할 상황이 되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은 표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막후 외교력을 투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가자지구 밖으로 전선이 확대됨으로써 이란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사우디 등 미국에 비적대적인 중동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동정 내지 옹호하게 되는 상황은 미국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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