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로 전환…일반고 위축 대책 세워야 [사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보면 형해화된 대입 제도를 바로잡으려는 취지가 엿보이지만 특목고 쏠림에 따른 공교육 위축이 걱정된다. 다만 학생 의 진로나 적성보다는 점수만을 위한 과목 선택 여지를 줄이고자 '통합사회' '통합과학' 형태로 시험을 치르게 한 것은 긍정적이다. 현행 사회탐구의 선택과목은 9개나 되는데 지난해 치른 수능을 보면 득점에 유리한 '생활과 윤리' 선택률이 32.9%로 특정 과목에 대한 쏠림이 컸다. 상경계열로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어려운 '경제' 과목을 기피하면서 선택률은 1.1%에 그쳤다. 이는 선택과목을 늘려 다양한 자질의 인재를 뽑는다는 그간의 수능 정책이 실패였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또 내신 평가를 현행 9등급에서 5등급제로 개편하기로 했는데 소모적인 내신 경쟁을 줄인다는 점에서 일견 바람직하다. 상위 4% 학생만 1등급을 받는 9등급제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화된 학교에서 1등급 학생이 적다는 점을 개선할 수 있다. 이에 2025년부터 고교 내신 체제는 전 과목 5등급 상대평가로 일원화해서 1등급은 10%로 늘어난다.
그러나 통합과목 개편으로 학생들이 기존에 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를 공부하는 데 따른 학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내신체계가 9등급에서 5등급이 되면 내신 변별력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수능이 중요해지고 사교육 의존을 키울 우려도 있다. 또 그동안 내신 받기가 힘들어 외면했던 특목고나 자사고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럴 경우 상위 학생들 위주의 입시 경쟁과 사교육이 반복돼 대다수 일반고 공교육이 위축될 수 있다. 이 밖에 수능 출제 범위에서 난도가 높은 기하, 미적분Ⅱ가 빠져 학력 저하와 함께 일반 학생들까지 '의대 쏠림'에 가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입시 교육 개편은 환경 변화에 따라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쳐가야 한다. 이번 시안은 국가교육위원회 의견 수렴과 11월 대국민공청회 등을 거쳐 연내 확정된다고 한다. 정부는 전문가와 유관기관 의견을 살펴 미비점을 보완하고 2028 대입 전까지 세부 사항도 개선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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