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정상회담'한 尹, 순방비도 역대 최대 규모(종합)
올 순방예산 249억 모두 소진 후 예비비 329억 추가
尹, 9월까지 9번 순방, 연말까지 4차례 예정
대통령실 "순방 통해 역대 최대 규모 성과 달성"
[이데일리 이상원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승인한 올해 정상 외교 예산을 다 쓰고 추가로 예비비를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영업사원 1호’를 자체하며 해외 마케팅에 매진했던 만큼 순방비도 많이 사용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반도체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외교 성과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을 사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에선 정부가 역대급 순방 예산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 본지 [단독]尹, 역대 최대 순방비 다 쓰고…예비비 329억 또 편성)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에 정상외교 관련 예비비를 신청했고, 9월 말 국무회의에서 일반 예비비 329억원을 추가로 승인했다. 이는 올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정상외교 예산(249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올해 추가로 승인한 순방 관련 예비비는 지난해 배정받은 예비비(63억원)보다 5배가 넘는 규모다. 이로써 올해 정상 외교 예산은 578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상외교 예산(결산기준)은 코로나19 직전인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246억원, 2019년 234억원이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는 19억40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가 코로나 사태가 점차 개선되면서 2021년 192억8000만원, 2022년 261억9000만원으로 증액됐다.
박 의원은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정상외교 관련 예비비가 올해 329억 원이 편성됐는데, 올해 최종 승인된 예산 249억원에 더해 578억원을 쓴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외국 나가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그만큼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 정부의 예비비 신청 사유는 역대급 순방이 한몫을 차지했다. 올 7월 말까지 정부는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국빈 방문,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 등으로 올해 편성된 예산 249억원 중 87%에 해당하는 215억원을 썼다. 또 △8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주요 20개국(G20) 회의 △9월 유엔(UN)총회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2월 한·중·일 정상회의까지 굵직한 외교행사가 남았지만 이미 상반기에 예산의 대부분을 소진해 추가로 예산을 쓸 여력이 없어 예비비를 신청·승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올 들어 9월까지 총 9차례 해외 순방을 다녀왔고 연말까지 몇차례 더 순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비비 항목을 보면 국외업무여비, 사업추진비뿐만 아니라 특수활동비(특활비) 증액이 포함돼 있다. 이에 외교부는 ‘예비비는 사후 승인이 원칙’이라며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 어렵다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예비비 항목에 특활비 증액 내역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특활비 없애고 긴축 재정을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에서도 힘을 실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쓸 돈은 아까워도 자신을 위해 쓸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느냐”며 “외유성 순방과 보여주기식 성과만 내놓는다면 국민 질타를 피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예상치 못하게 정상·총리 외교 늘어”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박 의원의 질의에 “지난해 예산을 편성했는데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정상과 총리 외교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처음에 이렇게 예비비 신청이 많이 늘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외교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통령실도 분명한 외교 성과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순방을 통해 UAE 40조원 투자 유치, 한·일 셔틀외교 복원 등 외교 성과가 있었던 만큼 예산을 꼭 필요한 곳에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해외시장 진출과 투자유치가 경제의 동력을 제고하고 국민을 위한 민생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대통령이 민생과 수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들여 해외 순방 외교를 펼친 결과, 이미 수출과 투자유치 관련 역대 최대 규모의 즉각적인 성과를 달성해 온 사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원 전세사기가 심상치 않다...‘전세보험 특약’ 넣어도 속수무책
- 이·팔 '공식' 사망자만 1600명…시신 또 무더기 발견(상보)
- “주유소 실수로 ‘혼유’, 1200만원 수리비…운전자 책임도 있답니다”
- ‘아빠가 성추행’ 일기장 달달 외워간 딸...아내의 수상한 신고
- 5.5억 받고 은행 떠난 1.7만명…희망퇴직금 10조 쓴 은행권[2023국감]
- 하마스에 나체로 끌려간 여성…母, SNS로 “도와달라” 외쳤다
- "힘들게 합격했는데 1년째 백수"…지방공무원 임용대기자 2857명
- “오빠 ‘갤레기’ 써요?” 성시경 ‘씁쓸’…‘아이폰’에 빠진 MZ
- “SON을 싫어하는 건 불가능”... 손흥민, 인터뷰 예절로도 칭찬 세례
- 스윙스·임보라, 3년 만에 재결합설 '솔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