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분변 검사…며칠내 앱에 결과 통보
검체키트로 분변 보내주면
대장암·당뇨 등 조기 판별
유익균 분석, 식습관 조언도
미생물산업 시장 천억불 넘어
유전체 분석 1위 기업인 마크로젠이 국내 최초 분변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DT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의뢰) 사업을 시작한다. 소비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편하게 장내 미생물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DTC 검사를 바탕으로 유산균 등의 건강기능식품과 맞춤형 생활습관을 제안하는 플랫폼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서비스가 론칭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방식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를 의뢰하면 집으로 검체키트가 배송된다. 여기에 직접 분변을 넣어 반송하면 마크로젠에서 수일 내 검체를 분석한 후 결과지를 앱에 업로드한다. 소비자는 대장암을 비롯한 장 질환과 신장결석·당뇨병·아토피 등 일반 질환, 식이섬유나 단백질 분해능력 등 영양대사에서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안심·보통·주의 3단계로 알 수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종류가 적절한 수치로 장내에 분포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압도적인 분석량을 토대로 해당 소비자의 미생물 풍부도와 균형도 등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몇 %에 해당하는지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 내 서식하는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단어로 체내 유익한 물질을 생산해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특정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각 질환과 영양대사에 영향을 주는 미생물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최근 들어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염증성 장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식도 역류질환, 비만 등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관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유산균 섭취에 관심이 많거나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내시경 검사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 비만이나 아토피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 등이 플랫폼의 핵심 이용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마이크로바이옴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미국 국립보건원, 호주의 마이크로바 등과 수년간 협력하며 분석 기술을 함께 개발해왔다. 그 결과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했고 전문인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유전체 분석업계 관계자는 "분변은 샘플 채취가 쉽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운반해야 하는 등의 한계로 인해 타액보다 분석 기법이 까다로워 고도 기술이 요구된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오랜 시간 공동 연구를 진행해오지 않으면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핵심 유익균 중에서도 장내에 어떤 종류의 균이 주로 포진해 있는지, 그에 따라 식습관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릴 계획이다.
업계에선 마크로젠이 DTC 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마크로젠은 지난 6월 '젠톡'을 론칭하며 타액을 활용한 유전체 DTC 검사 시장에 진출했다. 탈모부터 피부 노화, 불면증, 카페인 대사까지 69종에 대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젠톡은 MZ세대의 호응에 힘입어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마크로젠은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에 따라 DTC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811억달러에서 2021년 935억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1087억달러를 달성할 예정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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