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경남도가 마창대교 수익 34억원 안줘 … ICC 제소"
3분기간 지원금 미지급' 주장
경남도 "중재 성실히 임할것"
경남도가 민자 도로인 마창대교 지원금 수십억 원을 지급하지 않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경남도는 올 초 마산 로봇랜드 민간 투자자로부터 1100억원대 소송을 당해 최종 패소한 바 있다. '마산 로봇랜드 패소'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도가 또다시 민간 자본과 법적 분쟁에 휘말린 셈이다.
10일 경남도와 맥쿼리에 따르면 마창대교 주식회사에 투자한 맥쿼리는 지난달 25일 주무관청인 경남도를 상대로 33억8000만여 원 규모의 미지급 재정지원금을 청구하는 중재신청서를 홍콩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출했다.
2008년 준공된 마창대교는 마산항을 가로질러 마산과 창원 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1.7㎞, 폭 21m의 왕복 4차로 교량이다. (주)마창대교는 2003년 경남도와 마창대교를 건설해 30년 동안 운영한 후 기부채납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마창대교의 주주는 맥쿼리와 다비하나이머징인프라투융자회사로 각각 지분 70%, 30%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경남도와 맥쿼리는 최소수입운영보장(MRG)으로 계약을 맺었으나 2017년 맥쿼리가 70%, 경남도가 30% 수익을 가져가는 수입 분배 관리 방식으로 바꾸면서 운용 계좌도 두 개로 각각 구분해 운영해왔다. 그러다 민선 8기 들어 '불필요한 예산 줄이기' 정책 기조로 이번 분쟁이 격화됐다. 경남도가 통행료 수입 등에 대해 자체 산정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맥쿼리 측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2분기까지 총 3분기에 걸쳐 약 34억원을 맥쿼리에 지급하지 않았다.
이번 분쟁의 쟁점은 3가지다. 미지급액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통행료 수입의 부가가치세를 수익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다. 맥쿼리는 부가가치세는 세금으로 다시 내고 있어 통행료 수입 배분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경남도는 부가세를 포함한 통행료 수입을 총수익으로 보고 수익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부가세에 해당하는 21억6400만여 원을 재정지원금에서 제외했다.
통행료 수입 배분 시 소비자물가지수 적용 기준에 대한 이견도 크다. 맥쿼리는 통상 매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는 만큼 연말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 반면, 경남도는 매년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면서 9억6800만여 원을 지원금에서 차감했다. 부가 통행료 이득금에 대한 입장도 상반된다. 연체된 미납 통행료 징수액을 놓고 맥쿼리는 회사 측 수익으로 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남도는 도가 운용하는 계좌로 귀속해야 한다며 2억4800만여 원을 지원금에서 뺐다.
맥쿼리 관계자는 "그동안 경남도가 여러 차례 마창대교 수입 분배를 놓고 협약 변경을 요청해 수용해왔으나, 이번에 불거진 미지급액 계산 방식에 대해선 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국제 중재 판정을 받아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민자 도로에 혈세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그동안 부당하게 재정이 지원된 항목을 제외한 것"이라며 "법적 공방으로 간 만큼 소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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