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號 3년, 글로벌 톱3 안착 … SDV 전환·中 재기로 미래 개척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3. 10.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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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신사업 승부 통하며
3년새 영업익 6배 넘게 뛰어
로봇·수소생태계 등 과감 투자
글로벌 '넘버1' 도전 위해선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관건
부진 늪 빠진 中 사업 회복하고
살아있는 기업문화 구축해야

이달 14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만 3년을 맞는다. 정 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0월 총수 자리에 오른 뒤 3년간 현대차그룹은 수많은 변화와 도전에 맞서며 세계 3위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전략, 부진한 중국 사업의 재편 등 주어진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정의선 시대 3년'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현대차그룹의 외형적 성장이다. 특히 3년간 수치로 보여준 실적은 '합격점'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기아의 2020년 합산 영업이익은 4조4612억원이었다. 지난해 이 수치는 17조529억원으로 성장했고 증권가는 올해 2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정 회장 취임 이후 영업이익이 3년 새 6배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률도 10%를 웃돌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쾌속 질주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판매 3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세계시장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며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3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헤리티지 복원 사업을 진행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내연기관차 시절 '패스트 폴로어' 전략에서 탈피해 전기차 시대엔 '퍼스트 무버' 전략을 택한 것도 정 회장의 결단이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경쟁사가 갖지 못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기차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결단에 따라 E-GMP를 개발하게 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현대차 아이오닉 5·6, 기아 EV6·EV9 등을 출시하며 북미,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3만8499여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GM과 포드를 제치고 현지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취임 후 로봇과 미래항공모빌리티, 달 탐사, 수소 생태계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단행했다. 정 회장은 2019년 수석부회장 시절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이 미래에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30%, 로봇 20%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 언급했다.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SDV 전략에서 현대차그룹이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DV는 업데이트로 최신 기능과 최적 성능을 유지하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동화 시대엔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력이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부진의 수렁에 빠진 중국 사업 회복도 현대차에 주어진 당면 과제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현지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현대차 현지 점유율이 크게 추락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등으로 주력 제품을 재편하고 조직을 쇄신하는 고강도 전략을 강구해 중국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조직 측면에서 기업문화 개선 임무도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는 '기존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이고 살아있는 기업문화'를 구체화하며 현대차그룹만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 회장과 경영진도 충분히 파악하고 공감하는 만큼, 과제 극복에 대한 다각적인 대비책을 준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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